[어저께TV] '상상고양이' 조혜정, 쉽지않은 배우되는 길
OSEN 박꽃님 기자
발행 2015.11.25 06: 51

‘상상고양이’는 시작 전부터 큰 화제를 모았다. 그 화제의 중심에는 바로 조혜정이 있었다. 배우 조재현의 딸이라는 점과 그와 함께 SBS 예능 프로그램 ‘아빠를 부탁해’에서 이름을 알린 후 유승호가 출연하는 드라마에 주연급으로 발탁됐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금수저 논란에 휩싸였던 것이다. 이에 조혜정의 연기력은 방영 전부터 도마 위에 오를 수밖에 없었고, 드라마의 첫 회가 방송된 이후 다시 그의 이름은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지난 24일 오후 첫 방송된 MBC에브리원 화요드라마 ‘상상고양이’(극본 서윤희 김선영, 연출 이현주)에서 조혜정은 26세 카페 알바생 오나우로 분했다. 이날은 사랑하는 이를 잃은 상처로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 고양이하고만 소통하는 현종현(유승호 분)과 우연처럼 반복되는 인연으로 서로를 알아가게 되는 모습이 그려졌다.
나우와 종현의 첫 만남은 오해에서 비롯됐다. 길고양이에게 밥을 주다 혼이 나는 나우를 구해 준 종현은 길고양이를 돌보는 것에 대한 책임감을 일장연설 한 후 차갑게 돌아섰고, 이런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나우는 “어쩜 저렇게 옳은 말만 쏙쏙 아프게 하냐”며 눈물을 글썽였다. 이어진 만남 역시 오해 때문에 생겨났다. 나우를 책 도둑이라고 오해했던 종현은 그의 뒤를 쫓아가 불러 세웠고, 서로 가방을 잡아당기며 실랑이를 벌였다.

하지만 결국 나우가 도둑이 아니란 사실이 밝혀졌고, 종현의 오해에 마음의 상한 그가 차갑게 뒤돌아선 후 종현은 나우의 가방에서 떨어진 방울을 발견하고 줄곧 마음이 쓰였다. 이후 종현은 길고양이에게 밥을 주고 있을 나우를 찾아 나섰고, 두 사람은 마주했다. 종현이 건네는 방울을 받아 든 나우는 자신이 길렀던 고양이 하루의 이름을 부르며 기뻐했다. 그가 길고양이의 먹이를 챙겼던 건 바로 자신이 길렀던 고양이를 잃은 후의 아픔을 달래는 방법 중 하나였던 것이다. 이렇게 두 사람은 거듭된 오해와 우연 끝에 비로소 서로를 제대로 마주보기 시작하며 앞으로 더욱 긴밀한 관계로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을 예고하기도 했다.
조혜정은 해맑은 모습 뒤에 사랑하는 존재를 잃고 그리움과 죄책감을 가지고 있는 인물을 연기했다. 또한 자꾸만 부딪히게 되는 종현을 향한 다양한 감정들을 표현했다. 이 과정에서 그의 연기는 극에 방해가 될 정도는 아니었다. 게다가 우려했던 유승호와의 연기 호흡도 의외의 ‘케미’를 선사하며 앞으로 두 사람의 전개에 기대를 불러일으키게 했다. 
하지만 여전히 조혜정의 연기는 논란을 한 번에 잠재울 만큼의 수준은 아닌 듯 했다. 유독 그에게 날카롭고 엄격한 잣대가 드리워져 있는 것은 사실이나 조혜정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한 번에 돌릴 만한 활약을 보이지 못한 것 역시 인정해야 할 부분이다. 캐스팅 논란을 딛고 스스로가 오나우라는 캐릭터에 맞춤 배우라는 것을 증명하기에 아직 시간은 충분해보인다.
사전 제작으로 이미 촬영을 마친 상태이긴 하나 8부작으로 구성된 작품 안에서 연기력을 증명할 기회가 얼마든지 남아있기 때문. 만약 남아있는 회차에서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며 자신의 역량으로 이 모든 논란을 극복한다면 앞으로 그의 연기생활을 이어나갈 단단한 힘을 얻게 될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한편 ‘상상고양이’는 각자 다른 상처를 가진 인간과 고양이가 함께 살아가며 서로의 아픔을 치유해 나가는 이야기를 다룬다. 매주 화요일 오후 8시 50분 방송. / nim0821@osen.co.kr
[사진] ‘상상고양이’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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