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유재석과 박명수가 MBC ‘서프라이즈’에 출연한 것은 모두 활동을 중단한 정형돈을 위한 것이었다. 자선 경매라는 카드를 꺼내들어 기부를 훈훈한 재미로 재미로 만든 ‘무한도전’ 멤버들의 의리가 돋보인 출연이었다.
지난 21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은 자선 경매로 멤버들의 하루를 빌려주는 특집을 방송했다. 방송 프로그램과 영화 제작진이 기부를 하고 멤버들의 하루를 사는 것.
그 결과 영화 ‘아빠는 딸’과 ‘목숨 건 연애’는 박명수와 하하를 각각 1300만 원, 700만 원에 데려갔다. 정준하는 예능프로그램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 500만 원에 낙찰됐고, 광희는 교양프로그램 ‘그린 실버-고향이 좋다’에 230만 원에 팔려갔다. 유재석은 주말드라마 ‘내딸 금사월’에 무려 2000만 원에 팔리면서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날 경매는 프로그램과 영화의 제작 환경에 따라 멤버들을 데려갈 수 있는 기부금 상한선의 차이가 있었다. 아무래도 라디오와 교양 프로그램 제작진의 예산이 적었고, 예능프로그램이 중간이었으며 드라마와 영화 제작진이 큰 돈을 쓸 수 있었다.
자선 경매는 정형돈이 건강상의 이유로 잠정적으로 하차한 후 첫 녹화였다. 정형돈을 데려가고 싶어 했던 제작진이 눈에 띈 가운데, 멤버들은 유독 ‘서프라이즈’에 관심이 많았다. 평소 정형돈이 애청하는 프로그램이라 정형돈의 출연이 성사됐다면 당사자에게 큰 즐거움이 됐을 것이라는 것.
특히 정형돈은 ‘무한도전’에서 ‘서프라이즈’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 바 있어 ‘서프라이즈’ 제작진의 ‘무한도전’ 경매 참여가 의미가 남달랐다. 다만 멤버들의 몸값이 생각보다 많이 뛰어오르면서 ‘서프라이즈’ 제작진이 멤버들을 낙찰 받을 기회가 되지 않았다. 허나 방송 후 공개된 오는 28일 방송 예고에는 유재석과 박명수가 ‘서프라이즈’에 출연하는 뒷이야기가 담겨 시청자들을 반색하게 했다. 두 사람의 ‘서프라이즈’ 출연 예고는 정형돈을 그리워 하는 이 프로그램 시청자들을 뭉클하게 했다. 자선 경매가 기부를 위해 뜻을 모은 자리인 만큼 유재석과 박명수의 ‘서프라이즈’ 출연은 정형돈과 시청자들을 위한 따뜻한 선물이었던 셈이다.
정형돈이 건강 이상으로 활동을 중단하면서 ‘무한도전’까지 잠정적으로 하차한 것은 큰 결단이었을 터다. 10주년의 금자탑을 세운 이 프로그램에서 정형돈은 다른 멤버들과 마찬가지로 없어서는 안 될 가족이기 때문. 명확한 기준을 가지고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특집을 진행할 때는 철두철미하고, 기준에서 벗어나더라도 훈훈하고 의미가 있는 일에는 주저하지 않고 추가 촬영을 하는 ‘무한도전’의 따뜻한 마음가짐이 이 프로그램을 더욱 사랑하게 만들고 있다. / jmpyo@osen.co.kr
[사진] '무한도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