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의 재미와 공익성을 모두 챙긴 자선 경매의 파급력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0년간 꾸준히 기부를 하며, 어려운 이웃을 챙기는데 소홀함이 없었던 이 프로그램은 또 다시 촌스럽지 않게 기부를 독려했다.
‘무한도전’은 지난 21일 방송에서 자선 경매 특집인 ‘무도 드림’을 방송했다. 오는 28일에도 ‘무도 드림’ 방송이 이어질 예정. ‘무도 드림’은 멤버들의 하루를 돈을 받고 빌려주는 특집. 경매를 통해 모인 기금은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된다.
유재석, 박명수, 정준하, 하하, 광희 등 멤버들의 몸값은 5000만 원에 달했다. 영화 ‘아빠는 딸’과 ‘목숨 건 연애’는 박명수와 하하를 각각 1300만 원, 700만 원에 데려갔다. 정준하는 예능프로그램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 500만 원에 낙찰됐고, 광희는 교양프로그램 ‘그린 실버-고향이 좋다’에 230만 원에 팔려갔다. 유재석은 주말드라마 ‘내딸 금사월’에 무려 2000만 원에 팔리면서 최고가를 기록했다.
프로그램과 영화 제작진으로서는 ‘무한도전’ 멤버들이라는 움직이기만 해도 화제성이 되는 스타들을 데려가 홍보 효과를 누리는 기회를 맞았다. 또한 5000만 원이라는 거액의 돈은 좋은 일을 위해 쓰일 예정. 그야말로 공익성을 채우면서도 경매에 참여한 제작진의 이득을 모두 챙긴 특집이었다.
‘무한도전’은 지난 10년간 셀 수 없이 기부를 이어왔다. 달력 판매 수익금 등을 전액 기부했고, 때때로 멤버들이 돈을 모아 어려운 이웃을 위해 따뜻한 씀씀이를 보였다. 제작진은 이번에 자선 경매를 통해 프로그램과 영화 홍보의 장을 마련했다. 멤버들과 ‘무한도전’의 이름을 빌려주는 대신에 기부를 할 수 있게 만들며 ‘착한 홍보’가 어떤 것인지를 보여준 것. 이 같은 기부가 더 눈에 띄었던 것은 기존에 달력을 판매한다든가, 연예인들의 쾌척을 독려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기부를 상부상조의 재미로 만들었다는 점이다. 좋은 일을 하면서 즐거움도 찾았기에 앞으로도 자선 경매 특집을 또 다시 준비할 수 있는 발판이 됐다.
여기에 재미까지 있었다. 보통 예능프로그램이 좋은 의미를 잡으려다가 재미를 잃어버리곤 하는데 ‘무한도전’은 경매에 참여하는 제작진의 열띤 경쟁과 멤버들의 일부 프로그램에 대한 기피가 큰 웃음 장치가 됐다.
멤버들이 바라는 몸이 편한 프로그램은 큰 돈을 ‘지를 수 없었고’, 멤버들을 원하는 몸이 불편한 프로그램은 큰 돈을 쓰는 바람에 낙찰 현황에 따라 울고 웃는 멤버들이 생겼다. 방어 잡이에 끌려가게 된 광희, 개그맨들의 무덤으로 여겨지는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 출연하게 된 정준하, 체력적으로 힘든 ‘진짜 사나이’를 피해서 영화 제작진의 선택을 받은 박명수 등의 대비되는 상황이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했다. / jmpy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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