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인방, 당신에겐 최후의 아침이 될 것 입니다.” 결국 이방원(유아인 분)은 홍인방(전노민 분)을 잡을 계책을 마련한 뒤 자신 있게 웃었다. 목숨을 건 도박에 성공한 승리자의 짜릿한 미소에 시청자들은 탄성을 내질렀다. 그리고 배우 유아인의 소름 돋는 연기력과 그의 조력자 역할을 톡톡히 해낸 신세경에 호평을 쏟아냈다.
지난 24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육룡이 나르샤’(극본 김영현 박상연, 연출 신경수) 16회에서 이방원은 역모사건에 휘말린 이성계(천호진 분)를 구하기 위해 나섰다. 이 때 이방원은 빠른 두뇌 회전과 결단력으로 판세를 완전히 반전시키며 자신의 존재 이유를 제대로 각인시켰다.
이방원은 자신과 닮은 홍인방에 이입해 그의 심리를 꿰뚫었다. 유아인이 홍인방으로 이입하는 순간, 그의 표정과 눈빛 연기는 소름이 돋을 정도로 압권이었다. 눈을 감고 인상을 찡그리는 유아인의 표정 하나하나 짜릿한 전율을 느끼게 만들었다.
그리고 분이(신세경 분)의 조언에 따라 민다경(공승연 분)과 거래를 맺은 그는 홍인방이 해동갑족을 겁박해 역모사건의 배후로 이성계를 지목한 연명서를 받아내려는 것을 알아냈다. 또 파도는 더 큰 파도에 꺾이는 법이라는 것을 제대로 알고 있는 이방원은 정도전(김명민 분)의 지지 아래 초강수를 뒀다.
화약을 챙겨 해동갑족을 찾아간 이방원은 그들의 약점을 자극해 도당 3인방을 척결한다는 연명서를 받아냈다. 이 때 이방원은 해동갑족을 속이기 위해선 자신도 속여야 한다고 생각해 진짜인지 가짜인지 모를 화약으로 도박을 자청했다. 그는 해동갑족을 만나러 오기 전 화약과 돌이 든 상자를 분이에게 고르라고 했는데, 이 때 분이는 일부러 돌이 든 상자를 이방원에게 건넸었다. 이방원이 뭘 하려는 건지 대충 감이 잡혔던 분이는 화약이 위험하겠다는 생각에 이 같은 결단을 내렸다고. 이를 전혀 모르는 이방원은 자신의 생각대로 행동에 옮겼고 결국 이는 성공했다.
해동갑족과의 대담 장면은 유아인의 원맨쇼나 다름 없었다.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긴장감을 선사했을 뿐만 아니라 완벽에 가까운 호흡 조절을 통해 몰입도를 최상으로 끌어올렸다. 정중하게 자신이 원하는 바를 말하면서 서서히 이들을 압박해나가며 판세를 뒤흔드는 그의 모습은 그가 왜 연기 천재라 불리는 지를 단번에 이해시켰다.
또한 진짜 화약이 터질지 모르는 순간 흔들리는 동공과 떨리는 입술 등 섬세한 연기는 끝까지 긴장을 놓지 못하게 만들었다. 예측할 수 없는 폭두 이방원이 분이의 도움을 받아 짠 시나리오와 유아인의 놀라운 연기력이 합을 이룬 16회는 ‘육룡이 나르샤’에 열광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공고히 했다. /parkjy@osen.co.kr
[사진] ‘육룡이 나르샤’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