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 김주하 앵커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주중 메인 시간대 여성 단독 앵커로 나선다.
26일 오전 서울 중구 MBN 사옥에서 MBN ‘뉴스8’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오는 12월 1일부터 김주하 앵커가 ‘뉴스8’을 단독으로 진행한다.
MBN에서 간판 메인뉴스에 여성 단독 앵커를 전면 포진시킨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주중 메인 시간대 여성 단독 앵커는 국내 방송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김주하 앵커의 이번 단독 앵커 발탁은 남녀 투톱 체제를 유지해오던 '뉴스8'에 신선하고 과감한 시도다.
앞서 김주하 앵커는 지난 7월 1일 MBN으로 정식 출근해 MBN의 ‘뉴스8’ 앵커로 나서 4년 만에 뉴스진행을 해 화제가 됐다. MBC 재직 당시 이혼 소송으로 앵커 자리에서 내려와 인터넷 뉴스부에서 근무해야 했다. 결국 지난 3월 사퇴한 후 MBN에 새둥지를 틀고 4년 만에 뉴스에 복귀했다.
4년 만에 뉴스에 복귀, 오랜 공백이 있었지만 과거에 비해 상당히 캐주얼해진 뉴스 분위기에 뒤처지지 않는 진행으로 눈길을 끌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김주하는 주중 메인 시간대 여성 단독 앵커로 나서는 것에 대한 상당한 부담감을 털어놓았다. 김주하는 “사실 너무 부담된다. 뉴스 홍보광고 나갈 때 첫 여자 단독이라고 나올 때마다 가슴이 철렁한다. ‘인간 김모 씨가 뉴스를 하나 보다’라고 생각했으면 좋겠다. 거창한 타이틀로 안 나갔으면 좋겠다”며 “시청자들이 편안하게 뉴스 하던 사람이 뉴스 하는 구나라고 봐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또한 “‘최초’라고 하는 표현이 부담스럽다. 뉴스가 만약에 내가 희망하는 대로 안됐을 경우 ‘김주하나 MBN이 못했나 보다’라고 생각하는 게 아니라 ‘첫’, ‘최초’라고 하면 잘 안된 것으로 보일 수 있다”며 “남자, 여자 나눌 것도 없고 한 인간이 노력을 해서 여기까지 왔나 보나라고 생각했으면 좋겠다. ‘최초’라는 말 들었을 때 좋았던 적 없다”고 털어놓았다.
김주하는 단독 진행으로 뉴스의 양이 늘어났다고 하기 보다는 다양한 배경지식을 전하려고 하는 생각이다. 김주하는 “요즘 연습을 하고 있다. 안했던 형식의 포맷들이 있어서 다음 주를 대비해서 나쁘게 말하면 연습, 좋게 말하면 시도를 하고 있다. 시간이 굉장히 오래 걸린다. 사실 TV뉴스 같은 경우는 던져주는데 앞 뒤 내용을 얘기해주고 싶다”며 “예를 들어 송유근에 대해 모르는 시청자들이 있기 때문에 사전지식을 알려주고 뉴스를 보면 좀 더 집중할 수 있지 않을까. 배경과 과거의 역사를 알면 멘트를 할 수 있다. 뉴스의 양이 많아진 게 아니라 배경을 간략하게 얘기해줘야 하기 때문에 어떻게 녹여서 설명할 수 있을까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이어 “종편 여건 상 스튜디오가 내내 비워지는 게 아니라 내내 방송을 하고 있어서 리허설 할 수 있는 시간이 없다. 밤늦게 나오고 새벽에 나오는 게 쉽지 않다. 자료를 찾아서 보고하려면 집에서 자료를 찾아야 하고 그래서 2~3시간 밖에 잠을 못잔다”고 덧붙였다.
특히 김주하는 “여자 김주하가 아니라 김모 씨가 뉴스를 한다고 봐줬으면 좋겠다. 그렇기 때문에 여성이기 때문에 감성을 자극하거나 그렇게 진행하는 건 아니다. 있던 그대로 뉴스를 하되 친절한 뉴스를 하고 싶다. 여자라서가 아니라 뉴스의 배경, 역사를 설명함으로써 뉴스가 좀 더 쉽게 와 닿게 해보고 싶다. 그렇게 뉴스를 하고 싶었는데 시도할 수 있게 되서 기쁘다”고 말해 앵커 김주하가 단독으로 진행하는 뉴스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한편 새로 개편된 ‘뉴스8’ 첫 방송은 12월 1일 오후 7시 40분 방송된다. /kangs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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