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프리티2' 키디비 “디스전이요? 끝나면 눈물이 왈칵”[단독인터뷰①]
OSEN 정준화 기자
발행 2015.11.26 14: 23

 “누가 진짜 힙합해요? 어?”
강렬한 한 마디를 내뱉은 뒤 마이크를 집어던진 키디비. 공연을 지켜보던 관객들은 모두 인정한다는 듯 열광하고, 흥분했다. 그는 곡 제목처럼 무대 위의 론다 로우지였다. 비장하게 그라운드에 올라 자신감 넘치는 플로우로 임팩트 있는 가사를 찍어내며 경쟁 래퍼들을 때려눕혔다. 그것도 밴드와 피처링, 대형 기획사의 지원 없이. 
주목할 만한 포인트다. 그가 최근 종영한 Mnet ‘언프리티 랩스타2’에서 다이아반지처럼 반짝 빛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아무런 지원과 배경, 인지도 없이 프로그램을 시작해 천천히 주목받았고 결국 파이널라운드까지 올라 준우승을 거머쥐었다는 것. 모두 실력만으로 거둬들인 성과가. 누가 그에게 ‘인맥 힙합’ 한다고 돌을 던지겠는가.

키디비의 ‘언프리티2’는 기승전결이 있는 드라마였다. 언더그라운드에서 꽤나 이름을 날렸지만 대중에게는 ‘듣보’였던 것이 사실. 그런데 첫 방송부터 첫 싸이퍼부터 가사를 절었고, 이후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좌절했다. 하지만 방송에 적응하며 중반부터 점차 내공이 발휘됐고, ‘아슬아슬 해’ 무대로 트랙을 따내며 위기를 극복, ‘론다 로우지 플로우’로 결승에 진출하며 방점을 찍었다. 특유의 ‘이모’ 같은 푸근한 인성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물론이고.
어쨌든 그는 프로그램을 통해 희로애락을 모두 겪은 셈이다. 그랬기에 더욱 할 얘기가 많았을 테다. 그를 만나야 했다. 꼭 묻고 싶은 것도 있었고.
그를 만난 건 연습실이었다. 프로그램이 끝났지만, 곧 있을 ‘언프리티 랩스타2’ 콘서트 연습에 매진하고 있었다. 
먼저 묻고 싶었다. 
- 누가 진짜 힙합해요? 
“하하하 전가요?”
키디비는 방송 그대로의 모습이었다. 어리지만 이모 같은 푸근한 매력이 있고, 푼수 같이 순수하기도 했다. 인터뷰하러 온 것이 분명했는데, 한동안 수다를 떨었다. 그는 밝고 솔직하고 가감이 없었다. 수위가 높거나 민감한 부분이 있어 기사로 전할 수 없는 내용들이 많아 아쉬울 따름이다. 
- ‘언프리티2’ 끝나고 어떻게 지내고 있어요?
“곧 ‘언프리티 랩스타2’ 콘서트가 있거든요. 가사 외우고 공연 연습도 하고 있어요. 프로그램하면서 가사외우고 그러느라 다른 곡들을 못 들었는데 음악도 많이 듣고 있고요, 그동안 못 만났던 친구들도 좀 만나고 있어요. 아 참! 오늘부터 운동도 시작했어요! 하하”
- 방송 이후 사람들이 많이 알아볼 거 같은데
“많은 분들이 ‘키디비랑 정말 많이 닮았다~’ 이러다가 ‘어? 진짜 키디비네’하고 알아봐주시는 경우가 많아요. 처음 보는데도 다들 친구처럼 말도 걸어주시고, 그러면 저도 같이 수다를 떨죠. 아무래도 제가 좀 친근한 캐릭터라 많은 분들이 재밌어 해주시는 거 같아요.”
- 종영 소감을 묻지 않을 수가 없네요.
“아 진짜, 정말로 행복해요. 제 인생에서 이렇게 힘들었던 적이 있었나 싶어요. 다른 것보다 일단 프로그램이 끝나서 행복해요. 경쟁이 오가는 상황에서 압박감을 정말 많이 느꼈거든요.” 
- 이제 본격적인 질문이 될 거 같네요. 방송처럼 촬영장 분위기도 살벌했나요?
“디스 전 때는 무대를 마치고 끝나고 눈물이 올라오더라고요. 화가 나서 흘리는 눈물은 아니었던 거 같아요. 그 디스전 분위기 자체가 너무 힘들어요. 원래 남에게 뭐라고 잘 못하는 성격이거든요. 그런데 감정 없는 친구에게 보는 앞에서 디스를 해야 하니까. 정말 힘들었어요. 평소에는 촬영 분위기 정말 좋아요. 제작진이 ‘긴장감 좀 가져라’라고 말 할 정도로요!”
- ‘언프리티2’ 출연하고 후회한 적도 있었겠어요.
“초반부터 중반까지 ‘아슬아슬해’ 하기 전까지는 정말 그만두고 싶었어요. 변비부터 시작해서 온갖 병에 다 걸렸던 거 같아요. 언더그라운드 무대에도 많이 섰었고, 스스로 강심장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매번 떨리더라고요. 기존에 섰던 무대와는 달리 완벽히 준비해서 나가는 게 아니라서 불안했어요. 그래서 매번 청심환을 챙겨먹었죠. 하하”
- 지금도 후회하고 있는 건 아니죠?
“당연히 아니죠.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시고 좋아해주셔서 감사한 마음이에요. 제작진에게도 정말 감사하고요. 처음에는 저를 센 캐릭터로 보셨나 봐요. 그런데 점차 (이모 같은) 제 진짜 성격이 드러났고 그러면서 많은 분들이 친근함을 느끼신 거 같아요. 또 빠듯한 일정을 맞춰가면서 단기간에 실력도 좋아진 거 같아요. 옛날부터 알고 지낸 팬들이 실력이 정말 많이 좋아졌다는 말을 많이 하더라고요.”
(인터뷰②에서 계속) / joonamana@osen.co.kr [사진] 브랜뉴뮤직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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