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응답하라 1988’이 그동안의 ‘응답’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시청자들이 다양한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장을 만들고 있다. 요즘 젊은 시청자 사이에서는 ‘응답하라 1988’ 빼고는 대화가 되지 않는다고 말을 할 정도로 적극적인 시청과 활발한 수다가 벌어지고 있다. 향후 어떻게 전개될지에 대해 추측하는 글들이 인터넷에 도배되면서, 본격적으로 ‘대국민 작가 프로젝트’가 발동되고 있는 셈이다.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88’이 앞서 두 드라마와 마찬가지로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응답’ 시리즈는 ‘응답하라 1997’을 시작으로 ‘응답하라 1994’가 추억과 사랑, 가족이라는 보편적인 소재로 큰 인기를 끌었다. 이번 ‘응답하라 1988’ 역시 1988년을 배경으로 쌍문동 골목길에 사는 다섯 가족의 사랑과 우정, 가족애를 다루며 금요일과 토요일 안방극장을 꽉 잡고 있다.
재밌는 이야기와 뭉클한 감동이 ‘응답’ 시리즈의 매력인데, 이번에도 신원호 PD와 이우정 작가는 시청자들을 울렸다가 웃겼다가 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자극적인 이야기를 내세우지 않고도 보편적인 가치를 펼치면서도 향후 전개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워낙 젊은 시청자들이 많이 좋아하는 작품인 탓에 이 드라마가 어떻게 흘러갈지에 대한 추측성 글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것. 이 같은 제작진이 의도한대로 깔아놓은 떡밥을 시청자들이 물거나, 아니면 전혀 예상하지 못한 장치가 복선으로 여겨지면서 ‘응답하라 1988’은 추측하면서 더욱 몰입하는 시청 분위기가 되고 있다. 그만큼 드라마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는 방증이다.
우선 가장 큰 관심사는 성덕선(혜리 분)의 남편이다. 이 시리즈가 여자 주인공의 남편이 누구인지에 대한 호기심을 마지막 회까지 갖고 가는 흥미가 있었는데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가장 강력한 후보는 덕선을 짝사랑하는 김정환(류준열 분)이다. 정환은 아직 덕선에게 마음을 고백하지 못한 상태로, 덕선이 좋아하는 김선우(고경표 분)와 대립각을 세울 뻔 했지만 선우가 덕선의 언니인 성보라(류혜영 분)를 좋아한다는 사실이 공개돼 ‘러브라인’이 명쾌해졌다. 정환 뿐만 아니라 새로운 덕선의 남편 후보는 최택(박보검 분)으로, 첫 눈 오는 날 덕선에게 영화를 보러가자고 저돌적으로 고백하며 남편 후보로 부상한 상태다. 물론 덕선과 티격태격하는 친구 이동룡(이동휘 분)도 남편 후보이지만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가장 낮다.
앞선 두 드라마와 달리 이번에는 보라의 남편에 대한 궁금증도 크다. 선우가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정환의 형인 김정봉(안재홍 분)이 남편일 수도 있다는 추측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정봉이가 두뇌회전이 비상한 인물로 그려지고, 보라가 결혼 후 남편 앞에서 흡연하지 못한다는 이야기가 담기며 담배를 극도로 싫어하는 정봉이 남편이 아니냐는 시청자들의 의견도 강력하게 나오고 있는 상태다. 더욱이 택이의 아내가 선우의 어린 동생 김진주(김설 분)가 아니냐는 추측도 크다. 택이가 바둑 천재로 불리는 이창호를 모델로 한 것이기 때문에 어린 아내가 있는 이창호와 마찬가지로 택이 역시 진주와 결혼하는 것이 아니냐는 상상도 펼쳐지고 있다.
남편 찾기 만큼이나 시청자들이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만드는 장치가 있다. 바로 여주인공 덕선이 비극을 겪는 것. 그동안 ‘응답’ 시리즈는 여주인공이 아픈 가정사를 갖고 있었다. 언니나 오빠가 죽음을 맞았던 것. 이 때문에 덕선 역시 아픔이 있을 것이라는 예상도 많아지고 있다. 실제로 덕선의 언니와 동생 이름이 보라, 노을이라는 점에서 덕선이라는 다소 촌스러운 이름에 얽힌 비밀이 시청자들의 관심을 유발하는 대상이 되고 있다. / jmpy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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