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너목보2' 환희, 어서 와 이런 듀엣은 처음이지?
OSEN 박꽃님 기자
발행 2015.11.27 06: 51

올해로 듀엣 결성 17년 차. 늘 환상의 호흡을 자랑하는 브라이언과 아름다운 하모니로 많은 이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해줬던 환희에게 있어 음치와의 듀엣 무대는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 생전 처음 겪는 신선한(?) 무대에 충격을 받아 음정도 잊은 채 노래를 잇지 못하는 환희의 모습에 보는 이들은 웃음을 터뜨릴 수밖에 없었다.
지난 26일 방송된 Mnet '너의 목소리가 보여2'(이하 '너목보2')에서는 음치 색출에 도전한 플라이투더스카이 환희의 모습이 그려졌다.
평소 ‘너목보2’의 열혈 애청자라고 밝힌 환희는 시청자의 입장에서 음치를 가려내겠다며 자신감을 드러냈지만 1라운드부터 추리에 실패했다. 미스터리 싱어 7인의 비주얼만으로 ‘신바람 최박사’와 ‘2PM을 포기한 남자’를 음치로 지목한 그의 앞에서 ‘신바람 최박사’는 서문탁의 ‘사랑 결코 시들지 않는’이라는 쉽지 않은 노래를 선곡,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이어진 2라운드에서도 환희는 절반의 승리를 거뒀다. 남은 5인의 립싱크 모습을 유심하게 살펴 본 그는 ‘레이디가가의 친구의 친구’와 ‘소시 유리 오빠’를 음치로 꼽았다. 이중 ‘소시 유리 오빠’는 김형중의 ‘그랬나봐’를 놀라운 미성으로 소화하는 반전을 선사한 것 뿐 아니라 실제 소녀시대 유리의 친오빠로 밝혀져 스튜디오에 자리한 이들의 부러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1, 2라운드에 이어 3라운드에서도 환희의 오답행진은 이어졌다. 증거로 주어진 미스터리 싱어들의 무대 사진을 근거로 환희는 ‘중국 수지’를 음치로 선택했지만 그 역시 실력자였다. 앞서 ‘중국 수지’를 의심할 여지없는 음치라고 확신했던 환희는 그의 노래 실력이 공개되자 “대박이다. 진짜 소름 돋아”라는 감탄과 함께 할 말을 잃은 채 무대를 바라봤고, ‘중국 수지’는 비주얼만큼이나 매력적인 목소리로 숨은 실력을 마음껏 뽐냈다.
이로써 무대에 남게 된 건 ‘감성 전도사’와 ‘발라드 춘향이’ 단 2명, 이 가운데 환희는 ‘발라드 춘향이’를 최후의 1인을 선택했다. 오랜 시간동안 남자와 듀엣을 맞춰 온 그는 여성 싱어를 선택하며 두 사람이 보여 줄 환상의 하모니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이어 환희의 선택을 받지 못한 ‘감성 전도사’가 진실의 무대에 올랐다. 능숙하게 건반을 치며 아름다운 멜로디로 모두를 집중시키는 그의 모습에 환희는 “피아노 선생님일 수도 있다”라며 그가 음치이길 간절히 바랐지만 결과는 대반전이었다. 그는 달콤한 음색을 자랑하는 실력자였고, 훌륭한 연주 실력뿐 아니라 드라마틱하게 전개되는 그만의 소울에 모두는 푹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 심지어 자기소개를 하기도 전에 계속되는 관객들의 환호에 ‘감성 전도사’는 앙코르 무대를 선보이며 또 한 번 감동을 선사했다.
만약 환희와 듀엣 무대를 함께 했다면 역대 급이었을지도 모를 실력자가 탈락한 가운데, 환희는 ‘발라드 춘향이’와 ‘미싱 유(Missing You)’ 무대를 시작했다. 마지막까지 ‘발라드 춘향이’가 실력자이길 굳게 믿었던 환희는 언제나처럼 한 음 한 음 정성을 다하며 노래를 이어나갔다. 신중에 신중을 더한 그의 선택이었기에 두 사람의 무대를 지켜보는 이들은 모두 아름다운 혼성 듀엣 무대를 바랐지만 이내 기대는 무너지고 말았다. 환희 역시 실망을 감추지 못했다. 음치임에도 해맑은 얼굴로 흔들림 없이 노래를 이어나가는 ‘발라드 춘향이’에게 환희는 “뭐야 이게”라고 외치며 “거짓말하지 말고”라는 말을 덧붙이는 등 눈앞에 펼쳐진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충격이 너무 컸던 탓일까, 환희는 노래의 키를 잊은 채 잠시 넋을 잃고 말았다. 비록 두 사람의 하모니는 모두의 기대를 벗어났지만 무대에 함께 서 있는 이들의 모습은 묘하게 잘 어울려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기도 했다.
이렇게 환희는 두 번 다시없을 환상의 혼성 듀엣 무대를 완성했다. 17년, 아니 태어나서 처음 겪어보는 경험에 환희는 쉽사리 충격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듯 보였지만 보는 이들에겐 큰 웃음을 유발하는 유쾌한 무대였다. 언제나 완벽한 모습으로 감동을 선사하는 무대 위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가수들의 반전 매력을 발견하는 시간. 이것이야말로 ‘너목보2’의 진짜 재미가 아닐까 싶다.
한편 '너목보2'는 직업과 나이, 노래 실력을 숨긴 미스터리 싱어 그룹에서 얼굴만 보고 실력자인지 음치인지를 가리는 대반전 음악 추리쇼 프로그램이다. 매주 목요일 저녁 9시 40분 방송. / nim0821@osen.co.kr
[사진] ‘너목보2’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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