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톡톡] ‘위대한 유산’, 작위적인 이벤트 아닌 일상의 특별함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5.11.27 09: 43

MBC 새 예능프로그램 ‘위대한 유산’이 가족 예능의 공감을 깨뜨리는 작위적인 구성 없이 부모의 일을 함께 하는 스타 가족의 모습으로 안방극장을 사로잡았다. MBC의 지긋지긋한 목요일 예능 흑역사를 멈출 가능성이 엿보였다.
지난 26일 방송된 ‘위대한 유산’은 부모와 자녀가 함께 일을 하면서 서로 이해하는 과정을 담는 가족 예능프로그램. 김태원과 그의 아들, 강지섭과 아버지, 임권택과 권현상, AOA 찬미와 어머니가 출연한다.
첫 방송은 중국요리집을 하는 아버지의 일을 돕는 강지섭, 미용실을 운영하는 어머니를 돕는 찬미의 모습이 집중적으로 담겼다. 강지섭과 찬미의 아버지, 어머니는 철두철미한 ‘프로’였다. 막상 돕겠다고 나섰지만 허술하고 오히려 짐이 되는 강지섭과 찬미, 이를 보며 답답해 하는 이들의 아버지와 어머니의 모습이 인공적인 가미 없이 현실적으로 담겼다. 억지스러운 감동이나 재미를 자극하는 장치 없이, 이들의 일상을 전하는 것만으로도 공감대를 형성했다. 

작위적인 구성이나 특별한 일을 도모하지 않아도 함께 일을 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도 특별했다. 부모가 가정을 지키기 위해 고단한 삶을 살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이는 바. 여기에 부모와 자녀가 함께 일을 하며 한층 가까워지고, 서로를 이해하는 시간이 될 예정이다. 
자폐를 앓고 있는 아들이 있는 김태원은 시간을 보내는 것만으로도 아슬아슬한 긴장감이 있었다. 김태원이 아들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은 흐뭇했다. 임권택과 권현상은 대화가 없는 이 땅의 많은 부자와 같았다. 이들 부자는 변화하는 모습을 보는 재미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됐다.
추석 특집 방송 당시 재미와 감동을 일으키며 정규 편성 기회를 잡은 ‘위대한 유산’. 정규 첫 방송은 네 가족의 일상을 바라보는 관전 지점이 달랐다. 손기술이 있는 부모가 있는 강지섭과 찬미는 부모의 고단한 일상을 함께 하며 애틋한 감정을 공유할 것으로 보이고, 김태원과 그의 아들은 가족의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알게 되는 시간이 됐다. 임권택과 권현상은 그 어떤 가족보다도 공감이 가는 요소가 많아 앞으로 이들이 더욱 친근한 관계로 발전하길 기대하는 시청자들이 많다. 
‘위대한 유산’은 MBC가 늘 고전하는 시간대인 목요일 오후 11시대에 안착했다. MBC는 ‘무릎팍도사’를 시작으로 ‘화수분’, ‘별바라기’, ‘헬로이방인’, ‘띠동갑내기 과외하기’, ‘경찰청 사람들’이 낮은 시청률을 이유로 폐지했다. 편안하면서도 함께 고민하고 생각할 시간이 되는 가족 예능인 ‘위대한 유산’이 MBC 목요일 심야 시간대를 살릴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 jmpyo@osen.co.kr
[사진] '위대한 유산' 방송화면 캡처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