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이라는 이름의 아름다운 우리네 이야기를 다루는 ‘응답하라’ 시리즈가 또 다시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다. tvN 금토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이 앞서 케이블 드라마 인기 기록의 새 역사를 쓴 ‘응답하라 1997’, ‘응답하라 1994’에 이어 큰 인기를 자랑하고 있는 중이다. 이쯤 되니 어떤 연도를 갖다 붙여도 꼭 보겠다는 애청자들이 늘고 있다.
‘응답하라’ 시리즈는 주인공들의 우정과 사랑을 다루는 로맨스 드라마. 그런데 남녀가 사랑하는 흔하디 흔한 멜로 구성 뿐만 아니라, 가족과 이웃이라는 따뜻한 정을 다루고 있다. 여기에 현재 시점보다 앞선 시점의 이야기를 건드리며 시청자들의 향수를 자극하고 있다. 잠시 잊고 지냈던 그 때 그 시절의 향수, 추억은 참 아름답고 감동적이다.
벌써 3년째 겨울마다 방송되고 있는 ‘응답하라’ 시리즈의 가장 큰 장점은 인간을 따뜻하게 바라본다는 점. 한국 드라마 병폐로 여겨지는 지나치게 심한 갈등 구조 속 악마 같은 악역 없이도 흥미를 자극하고 있다. 그렇다고 젊은 시청자들의 시선을 확 빼앗을 수 있는 전혀 새로운 이야기도 아니고, 매회 박진감 넘치는 전개가 펼쳐지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이 드라마는 젊은층부터 중장년층까지 전세대를 아우르는 진정한 ‘국민 드라마’로 사랑받고 있다.
팍팍한 현실을 사는 젊은층에게 어린 시절의 추억을 회상하게 하고, 중장년층에게는 멜로와 함께 잊고 살았던 가족과 이웃간의 정을 떠올리게 한다. 이야기에 묻어나는 따뜻한 인간애, 이는 멜로로 삼각관계, 사각관계가 펼쳐져도 이 드라마가 막장 드라마처럼 자극적이지 않게 느껴지는 이유가 된다. 아무리 연적이어도 선을 넘지 않고, 사랑보다는 결국엔 우정이나 배려를 택하는 인물들의 이야기는 ‘응답하라’ 시리즈의 미덕이자 재미다. 드라마를 보다가 짜증이 나서 중도에 이탈하는 시청자가 없이 재밌다는 입소문 속 시청자가 회가 거듭될수록 늘어나는 마력이 있는 것.
때문에 현재 중반부에 접어든 ‘응답하라 1988’은 벌써부터 내년 드라마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물론 현재 덕선(혜리 분)과 보라(류혜영 분)의 미래 남편이 누구일지가 가장 큰 관심을 받지만, 사랑 관계 외에도 시청자들이 작은 이야기도 놓치지 않고 마치 ‘명탐정 코난’이 되게 만드는 제작진의 ‘낚시질’ 덕분에 흥미가 극대화되는 중이다.
특히 ‘응답하라 1988’에서 라디오 숫자가 1980이라고 표기돼 있어 다음 이야기는 1980년도를 다루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크다. 이 드라마는 제작진이 세밀하게 깔아둔 복선을 찾아내는 재미가 있는데, 숫자 역시 다음 시즌에 대한 예고가 아니냐는 것.
이에 대해 tvN의 한 관계자는 27일 오후 OSEN에 “인터넷에 라디오 숫자에 대한 이야기가 오고가는 것은 알고 있다”라면서 “신원호 PD가 워낙 디테일하게 제작을 하기 때문에 네티즌이 소품 하나하나에 의미를 가지고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 같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 관계자는 “제작진에게 이 숫자에 대해 따로 전달받은 이야기는 없고, 이 같은 작은 소품에도 관심을 가져주시는 것을 보니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한 관계자는 1980년도 이야기가 다음에 제작될 이야기라는 추측이 맞는지에 대해 “공식적으로 들은 게 없다”라고 덧붙였다. / jmpy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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