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호 PD·이우정 작가의 '응답하라' 시리즈만 이번이 세번째다. 동일한 연출·작가의 반복된 호흡은, '응답하라' 시리즈에 몰입해 있는 시청자에게 일정한 시청 패턴을 심어놨다.
그 중 하나가 바로 드라마에 등장한 것들 중에는 행동 하나, 소품 하나 무엇 하나도 허투루 나오는 게 없다는 사실이다. 이 같은 제작진의 소름돋는 디테일 때문에 이번 tvN '응답하라 1988'을 보는 시청자들의 눈은 지금 빠질 것만 같다. 반복 재생은 기본이요, 캡처해 구석구석을 뒤지기도 한다. 앞서 '응답하라 1994'(이하 '응사')의 방 안 인형들이 결국은 복선이 됐다는 것 역시 이같은 행동을 부추겼다.
당연히 애로사항도 있다. 드라마에서 제공된 내용물 전부가 복선은 아니라는 사실. 오히려 정확한 판단을 흐리고자 사이사이 교묘하게 떡밥들로 시청자를 낚아챈다는 사실이다.
'남편찾기'도 마찬가지다. '응칠'과 '응사'에서 가까운 이의 죽음이라는 소재가 연애사에 녹아, 쉬이 접근하지 못할 바리케이트를 설치해 놓는가 싶더니 결국 이를 극복했다.
어떤 에피소드를 보면 100% 칠봉이(유연석 분)가 남편인가 싶더니, 다음 에피소드에선 해태(손호준 분)가 의심스럽다. 또 그 다음 회차에는 쓰레기(정우 분)가 남편일 것같은 떡밥들을 마구 뿌려놓아 혼란을 유도한다. 지난 시즌 '남편찾기'의 떡밥은 그야말로 무궁무진했다.
'응팔'도 크게 다르지 않다. 첫 회부터 무려 덕선(혜리 분)에게 동갑 절친 4명 정환(류준열), 선우(고경표), 택(박보검), 동룡(이동휘)을 늘여놓고, 다양한 떡밥들을 시청자에게 던지고 있다. 인원이 늘어난만큼 얽히고설킨 구조도 한층 복잡해졌다. 덕선의 친언니 보라(류혜영)까지 선우의 정인으로 합승시킨 것.
언제나 초반의 떡밥들은 오히려 뒷통수를 칠 가능성이 높다는 점 역시 '응답하라' 시리즈의 특성이다. 괜히 '응사'에서 미국의 전설적인 야구선수 요기 베라의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명언을 심어뒀던 게 아니다. 현재(2015년)의 결과가 확실하게 나오기 전까지는 떡밥인지 복선인지 확신하지 말아야 할 듯 싶다.
시청자들은 여전히 '응팔' 한 회 에피소드가 끝나면 늘 고민에 휩싸인다. '떡밥이냐 복선이냐 그것이 문제로다'라며. 그래도 이런 고민을 안고 한 번 더 몰입하게 만드는 게 바로 '응답하라 1988'이 큰 사랑을 받는 원동력의 한 부분이 아닐까. / gato@osen.co.kr
[사진] tvN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