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성 같이 등장한 무서운 신인이다. 첫 영화와 두 번째 영화로 당당하게 국내 3대 영화상 중 두 개의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거머쥔 배우 이유영은 사실, 꽤 오랫동안 독립영화계에서 여러 작품에 출연하며 경력을 키워온 실력파다. 그의 장점은 평범한 듯 신비로운 마스크와 섬세한 표현력이다.
이유영은 지난 26일 열린 제36회 청룡영화상에서 영화 '간신'으로 신인여우상의 영예를 안았다. 지난 제52회 대종상영화제에서 '봄'으로 신인여자배우상을 수상한 지 딱 1주일 지난 시점이었다.
신인상 수상 직후 단상에 올라간 이유영은 "감사하다. 저는 저번주에 '봄'으로 상을 받고, 이번 주에 '간신'으로 상을 받을 거라고 생각을 못했고, 쟁쟁한 후보들 속에서 상 못받을 줄 알았다. 수상소감 준비 못했는데 감사드린다"고 말문을 열었다.
또 "뒤에서 온몸을 던져가며 연기한 주많은 여배우들과 이 영광을 나누고 싶다. 7년 전에는 미용실에서 헤어스태프를 했는데 생업을 포기하고 이렇게 연기자가 되고 싶어서 힘든 시간이었지만 즐기려고 노력했다. 좋은 시작을 할 수 있게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 앞으로도 즐기도록 노력하겠다.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그의 감동적인 수상 소감은 네티즌 사이에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유영은 2014년 영화 '봄'으로 장편 영화에 데뷔한 후 제14회 밀라노 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세계적으로 연기력을 입증받았다. 이어 제6회 '올해의 영화상' 여우신인상을, 제24회 부일영화제에서 여자 신인연기자상을 수상했다. 거기에 대종상영화제와 청룡영화상 트로피까지 포함하면 지난해와 올해 총 다섯 개의 상을 받았다.
이처럼 무서운 기세로 화려한 데뷔식을 치를 수 있었던 원동력은 뭘까? 무엇보다 연기에 대한 이유영의 지고지순한 사랑에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27일 OSEN과의 인터뷰에 따르면 이유영은 스무살, 이것저것 여러가지 일을 하다가 연기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후 그저 배우가 되기 위해 부딪치며 경력을 쌓아왔다.
그는 "단편 영화를 스무 편 이상 찍었다. 단편을 많이 하다보니, 사람들도 알게 되고, 그렇게 해서 오디션도 보고 했다. 데뷔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해야하는지 아무 것도 몰랐다. 아무것도 모르니까 하고 싶어서 할 수도 없었다. 차근차근 하나씩 이뤄나갔던 게 있었다"고 과정을 밝혔다.
또 "한예종에 합격한 것도 큰 기쁨이었고, 거기서 단편 하나를 찍는 것도 너무 재밌었다. 그렇게 시간이 빨리 갔다. 데뷔가 늦어서 기다리는 게 힘들고 그런 건 없었다. 오히려 방법을 모르니까, 욕심도 없었다. 영화 찍는 게 너무 재밌더라. 단편 하면서 영화가 이런 매력이 있구나 느꼈고, 그 전에는 연극도 많이 하고 그랬다"고 단지 연기가 좋아 7년 간 배우의 길을 걸어온 사실을 알렸다.
연기에 푹 빠져 한 길만 걸어온 이유영에게 신인상은 열심히 살아온 시간들에 대한 보상이다. 올해의 신인상을 싹쓸이 하며 그 실력을 인정 받은 이유영이 걸어갈 길에 어떤 이야기들이 펼쳐질 지 궁금증을 낳는다. /eujenej@osen.co.kr
[사진] OSEN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