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 2월에 태어난 두 여배우 박보영과 고아라가 각각 현실적인 이야기와 판타지적인 이야기로 관객 몰이에 나선다. 박보영은 영화 ‘열정같은소리하고있네’에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회초년생을 대변하고, 고아라는 영화 ‘조선 마술사’에서 조선시대의 공주 청명 역을 맡았다.
박보영은 지난 25일 먼저 심판대에 올랐다. ‘열정같은소리하고있네’는 취직만 하면 끝날 줄 알았던 사회 초년생이 전쟁터 같은 사회생활에서 살아남기 위한 극한 분투를 그린 공감코미디. 박보영은 도라희 역을 맡아 사사건건 상사 하재관(정재영 분)의 꾸지람을 받는다. 하재관 뿐만이 아니다. 하재관에게 혼난 도라희를 데리고 옥상으로 올라가 2차 꾸지람을 하는 사수 선우(배성우 분)도 있다. 앞서 정재영은 이 장면에 대해 “군대생각이 났다”고 밝힌 바. 여느 조직세계에서도 흔히 보이는 모습으로 관객들의 폭넓은 공감을 사고 있다.
이 영화는 제목에서부터 ‘열정’이라는 단어를 이상적인 것으로 놓고 시작한다. ‘열정페이’라는 말이 생겨났듯이 청춘들에게 젊다는 이유로 열정만을 강요하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이냐는 메시지를 준다. 특히 연예부 기자라는 직업군에 대해 혹여나 갖고 있을 화려한 환상을 깨주는(?) 영화이기도 하다.
만약 하재관 캐릭터가 일련의 사건들로 도라희에게 자상한 모습을 보인다거나, 갑작스레 도라희가 영웅으로 추앙받는 감동스토리로 이어졌다면 재미는 떨어질 것이다. 반전이나 감동보다는 끝까지 리얼리티를 얼마나 갖고 가느냐가 이 영화의 핵심 포인트다.
고아라는 tvN ‘응답하라 1994’ 이후 이미지 변신을 시도한다. ‘조선 마술사’는 조선 최고의 마술사를 둘러싼 사랑과 대결, 모든 운명을 거스르게 되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 고아라가 분한 청명 공주는 하루 아침에 공주가 된, 청나라 왕자의 첩으로 팔려가는 인물이다.
고아라는 KBS2 ‘반올림’, SBS ‘너희들은 포위됐다’, ‘응답하라 1994’ 등으로 지금까지 발랄하고 씩씩한 인물들을 주로 맡아왔다. 물론 이 같은 이미지를 탈피한 SBS ‘눈꽃’을 통해 강렬한 연기를 시도, 호평을 받아왔던 바. ‘조설 마술사’를 통해서 정적이고 조신한 공주 역으로 이미지 변신을 기대하게 하고 있다.
무엇보다 ‘조선 마술사’의 배경이 되는 곳은 공주가 사는 궁궐이 아닌 의주. 혼례를 치르러 가던 중 머물게 되는 의주에서 마술사 환희(유승호 분)를 만나게 되면서 운명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되는 이야기다. 마술이라는 소재와, 공주와 마술사의 신분을 거스르는 사랑 등이 판타지적 요소를 충족시킨다. 과연 얼마나 볼거리를 충족시키느냐가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고아라의 ‘조선 마술사’는 오는 12월 개봉한다. / besodam@osen.co.kr
[사진] '열정같은소리하고있네', '조선 마술사'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