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보검'이 나설 차례가 왔다. 좋아하는 친구 덕선(혜리 분)만 멀뚱멀뚱 바라보기만 했던 천재 바둑소년이 조금씩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고 있다. 그와 비슷하게 덕선에게 감정을 느끼고 있었던 정환(류준열 분)의 공세도 서서히 강도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 거기에 선우(고경표 분)와 보라(류혜영 분)의 러브라인까지 가세한 오각 러브라인의 긴장감이 높아지기 위해서는 덕선을 향한 택(박보검 분)의 적극적인 구애가 필수적일 것으로 보인다.
지난 27일 방송된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88'(극본 이우정, 연출 신원호, 이하 ‘응팔’) 7회에서는 덕선에게 조금 더 다가가는 정환의 모습이 그려졌다. 동시에 택 역시 자신의 마니또가 된 덕선에게 "선물을 사주겠다"며 한층 더 다정한 모습으로 매력을 발산했다.
이날 덕선에게 조금 더 적극적으로 자신의 마음을 표현했다. 덕선의 전화 한 통에 압구정동까지 한달음에 달려가 햄버거를 사는 데 거금을 쓰기도 하고, 덕선의 귀에 꽂힌 이어폰을 말없이 가져가 같이 노래를 듣기도 했다.
또 그는 덕선이 자신의 노력에도 불구, 좋아하는 마음을 눈치 채지 못하고 마니또를 거론하자, 덕선의 볼을 두 손으로 꽉 감싸 쥐고는 "그 머리로 잘 생각해봐. 내가 왜 왔는지"라고 말하며 설렘을 줬다. 그 뿐만 아니라 덕선이 갖고 싶어하던 분홍색의 앙고라 장갑을 선물하며 핑크빛 분위기를 만들기도 했다.
확실히 현재 '응답하라 1988'은 정환과 덕선의 러브라인 형성에 힘을 쓰고 있는 분위기다. 때문에 시청자들은 정환의 성격과 왠지 비슷해 보이는 정환의 현재 캐릭터 김주혁의 모습 등을 근거로 '어남류'(어차피 남자주인공은 류준열, 어차피 남편은 류준열)라는 말을 만들어 일찌감치 덕선의 남편을 정환으로 점 찍어놓은 상태. 게다가 지난 '응답하라' 시리즈에서는 여주인공들이 남매처럼 티격태격했던 캐릭터들과 결혼을 했다는 점에서 이 같은 추측이 신빙성을 얻는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택에 대한 기대감을 놓지 않을 수 있는 것은 극 중 뭘 해도 한 박자 느린 택의 성향 때문이다. 지난 '응답하라 1994'에서는 유연석이 맡은 칠봉이라는 캐릭터가 쓰레기(정우 분)와 여심을 양분하며 인기를 얻었었다. 칠봉은 쓰레기와는 정 반대되는 부드럽고 다정다감한 매력으로 러브라인의 한 축을 담당하며 긴장감을 조성했다. 당시에도 시청자들은 쓰레기와 여주인공 나정(고아라 분)이 이어질 것이라는 것을 일찌감치 짐작했지만 막강한 매력을 가진 칠봉으로 인해 '그래도 혹시'하는 마음을 놓치 않은 채, 극을 보는 긴장감을 계속 가져갈 수 있었다.
'응답하라 1988'에서도 러브라인의 긴장감이 살기 위해서는 택의 반전이 필수불가결하다. 지금까지도 택의 모습은 소극적이다. 조용히 덕선을 바라보는 때가 더 많다. 그러나 그는 분명, 느리게 변화하고 있다. 지난 7회에도 택은 덕선의 마니또로 그가 필요한 물건을 사주겠다며 먼저 덕선을 찾았다. 앞서 그는 덕선에게 함께 영화를 보자고도 말했던 상황. 과연 택은 시청자들로 하여금 '어남류'에 대해 의심하게 만들 수 있을까? 앞으로 남은 회차에서 보여줄 그의 반전 면모들이 기대감을 모은다. /eujene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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