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나 민폐는 없었다. 방송인 유재석이 카메오 출연이 일으킬 수 있는 어색한 분위기 없이 명연기를 펼쳤다. 그가 쏟아놓는 1인 3역은 ‘내딸 금사월’의 재미를 확 높였다. 정준하의 말대로 ‘내딸 금사월’을 ‘내딸 유사월’로 만들며 카메오 출연의 긍정적인 효과를 극대화 했다.
지난 28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은 멤버들의 24시간을 빌려주는 대신에 기부를 독려하는 ‘무도 드림’ 2탄이 방송됐다. 무려 2000만 원에 ‘내딸 금사월’ 팀에 팔려간 유재석은 김순옥 작가의 ‘풀가동 예고’대로 1인 3역을 했다.
해더 신(전인화 분)과 인연이 있는 천재화가, 해더 신의 수행 비서, 방송인 유재석으로 맛깔스러운 연기를 펼쳤다. 유재석이 ‘내딸 금사월’ 촬영장에서 밝은 분위기 속 연기를 하는 뒷모습이 ‘무한도전’을 통해 공개된 것. 제작진과 출연진은 유재석이 행여나 긴장할까봐 칭찬을 하고 독려를 했다. 무엇보다도 연기를 할 때마다 잘했다고 박수를 보내고, 편하게 애드리브도 건네며 재밌는 상황을 만들었다.
강만후를 연기하는 손창민은 유재석에게 메뚜기 같이 생겼다고 애드리브를 펼쳐 재미를 높였다. 유재석 역시 능청스럽게 천재 화가를 연기한 데 이어 의뭉스러운 수행 비서로 변신했다. 특히 마지막에 느끼한 매력을 뿜어대는 톱스타 유재석 역으로 드라마 곳곳에 배치됐다. 워낙 많이 나오는 까닭에 정준하가 “내딸 유사월”이라고 질투의 시선을 보낼 정도.
정통 코미디 프로그램을 통해 데뷔한 유재석은 콩트 연기를 통해 연기력을 쌓아왔다. 안정적인 연기를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는 됐지만, 이 정도로 재밌으면서도 정극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는 자연스러운 연기를 할 줄은 몰랐다는 게 시청자들의 반응. 특히 1인 3역의 재밌는 장치는 유재석의 다양한 매력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됐다.
‘내딸 금사월’의 김순옥 작가는 재밌는 장치로 마치 시트콤을 보는 듯한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이번 유재석의 카메오 출연이 더욱 흥미로웠던 것은 김순옥 작가가 만드는 장치들이 희극적인 요소가 있기 때문. 여기에 유재석의 흠잡을 데 없는 연기가 ‘내딸 금사월’을 잠시동안 ‘내딸 유사월’로 만들며 시청자들에게 이색적인 재미를 선사하는 이유가 됐다.
동시에 ‘내딸 금사월’은 더 큰 인기를 누리는데 유재석의 출연이 큰 몫을 했다. 이미 시청률 30%를 목전에 둔 상황이었지만, 유재석의 출연으로 기대가 높아지며 시청률과 화제성이 급상승한 것. 2000만 원이라는 돈을 좋은 일에 쾌척한 ‘내딸 금사월’과 자신에게 거액의 돈을 쓴 만큼 그 이상의 몫을 해준 유재석의 만남이 안방극장을 한없이 흐뭇하게 만들고 있다. / jmpyo@osen.co.kr
[사진] ‘무한도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