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이 정준하의 생방송에 소금을 팍팍 뿌렸다. 가뜩이나 긴장한 정준하를 돕는 게 아니라 더욱 당황하게 만들며 재미 없다는 네티즌의 지적을 고스란히 받게 만들었다. 웃음 시어머니가 된 ‘무한도전’ 멤버들이 있어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 출연한 정준하가 더욱 재밌었다.
지난 28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은 정준하가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하 ‘마리텔’) 생방송에 임하는 뒷이야기가 공개됐다. ‘무한도전’은 멤버들의 24시간을 빌려주고 기부를 독려하는 ‘무도 드림’ 특집을 마련했다. 정준하는 ‘마리텔’ 제작진에게 500만 원에 팔려갔다. 앞서 박명수가 ‘마리텔’에 출연해 재미를 선사하지 못한 까닭에 정준하의 출연은 또 다른 웃음 무덤이 되는 것이 아니냐는 걱정과 기대를 샀다.
‘마리텔’은 스타들의 장기와 말재주가 중요한데, 웃기는 게 장기인 예능인들에게는 얼마나 웃기나 보자는 네티즌의 높은 기대 때문에 어려움이 있다. 박명수는 디제잉 방송을 했다가 재미 없다는 지적을 받았고, 결국 ‘무한도전’을 통해 웃음 장례식을 치르는 굴욕을 당했다.
때문에 정준하는 잔뜩 긴장한 채 ‘마리텔’ 역사상 가장 먼저 녹화장에 도착하는 연예인이 됐다. ‘무한도전’은 정준하의 ‘마리텔’ 출연 방송보다는 뒷 이야기에 집중했다. 아직 ‘마리텔’ 방송이 되지 않은 시점에 전파를 탔기 때문. ‘마리텔’ 박진경 PD를 만난 후 원망 가득한 투정을 하는 정준하, 그리고 그의 출연을 더욱 걱정하는 ‘무한도전’ 멤버들의 대기가 이날 방송의 웃음 지점이었다. 그만큼 그의 ‘마리텔’ 출연은 기대가 높았다. ‘마리텔’은 큰 감동을 안겼던 김영만 이후로 또 다시 접속자가 몰려 서버가 마비되기도 했다. ‘무한도전’의 인기를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이날 ‘무한도전’ 멤버들은 실시간으로 생방송을 지켜보며 정준하를 독려 혹은 독설을 하기도 했다. 정준하는 예상대로 긴장해서 자신이 준비한 장치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장황한 설명만 했다. 박명수가 전화를 걸어 중단시키고 웃음 장례식을 치르자고 제안해 정준하를 당황하게 했다. 하하 역시 “우리 망했다”라고 소리를 쳤다. 멤버들이 돕겠다고 나섰지만, 정준하를 더욱 낭떠러지로 몰아세우는 듯한 상황이 만들어지며, 시청자들을 더욱 웃게 했다.
마치 지원 사격을 위해 대기하고 있었지만, 며느리가 잘 되는 일을 막는 듯한 못된 시어머니와 같았던 것. 정준하가 긴장을 해서 말을 제대로 못 하는 것보다 멤버들의 지원인지 방해인지 알 수 없는 잔소리가 더 큰 웃음을 유발했다. 정준하가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이 방송을 이어가는 것보다 멤버들이 쉴 새 없이 독려 혹은 독설을 하는 잔소리가 재미가 있었던 것.
‘무한도전’은 이날 방송 말미에 정준하가 후반전에 재미를 선사했다고 예고하며 ‘마리텔’ 출연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정준하가 웃음 장례식을 치를지, 아니면 제작진의 예고대로 재미를 선사해 ‘마리텔’이 ‘무한도전’ 멤버들의 무덤이라는 인식을 바꿀 수 있을지 일주일 후 방송될 ‘마리텔’ 후반전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 jmpyo@osen.co.kr
[사진] ‘무한도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