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수현이 자신을 넘어서며 무한한 가능성을 입증했다. ‘도민준 앓이’를 만들어냈던 지난해의 영광에 이어 ‘백승찬’이라는 캐릭터로 또 한 번 배우 인생에 방점을 찍은 것. 작품마다 완벽하게 달라지는 그의 모습은 누구에게나 ‘아, 역시 배우란 이런 거지’라는 생각을 들게 했다.
김수현은 지난 28일 오후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15 APAN 스타 어워즈 시상식에서 KBS 2TV 드라마 ‘프로듀사’로 대상을 수상했다.
이날 대상의 자리를 두고 최우수연기상 후보에 오른 모든 배우들이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김수현은 주원(내일도 칸타빌레, 용팔이), 지성(킬미힐미), 공효진(프로듀사), 김희선(앵그리 맘), 수애(가면) 등 쟁쟁한 후보들을 제치고 국내 전 채널을 망라한 시상식에서 대상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프로듀사’로는 2015 코리아드라마어워즈에 이어 두 번째 대상이다.
지난해 김수현은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로 인기의 정점을 찍었고 한류의 중심에 섰다. 그가 분했던 도민준이라는 캐릭터 자체의 인기도 엄청났기 때문에 이후 작품 활동에 큰 부담감을 느꼈을 터. 이날 ‘프로듀사’로 대상을 수상한 후 김수현이 밝힌 수상소감에서도 이러한 부담감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그는 “그 전에는 도민준 씨로 크나큰 사랑을 받고 나서 이렇게 백승찬 PD라는 어리바리한 사람을 준비하면서 걱정이 많았던 것 같다”고 과거의 부담감을 토로한 것.
그러나 김수현이 지금과 같은 한류스타 자리에 오른 것은 ‘별에서 온 그대’ 한 방 때문만은 아니다. 데뷔 때부터 역할의 크기에 관계 없이 차근차근 다져온 연기 실력은 물론이며 드라마 ‘정글피쉬’,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 ‘자이언트’, ‘드림하이’, ‘해를 품은 달’과 영화 ‘도둑들’, ‘은밀하게 위대하게’ 등 맡아온 작품마다 각기 다른 캐릭터가 살아 숨 쉬었다.
이처럼 김수현은 ‘프로듀사’에서도 신입 PD 백승찬 역을 맡아 도민준과는 또 다른 허당스러운 매력을 살렸다. 그의 연기변신은 통했고 ‘프로듀사’는 KBS에서는 익숙하지 않은 예능드라마였음에도 불구하고 최고 시청률 17.7%를 기록하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 지금까지도 시청자들은 ‘프로듀사’ 속 김수현에 대해 “도민준은 없고 백승찬만 보였다”는 반응이 지배적. 여기에 김수현은 두 차례의 대상을 수상하며 연기변신에 대한 합격점을 제대로 인정받게 됐다.
앞으로 김수현에게는 계속 도전이 기다리고 있다. 차기작은 액션 스릴러 장르의 영화 ‘리얼’. 이번에는 어리바리한 백승찬 PD를 지우고 강한 남자로의 변신을 꾀한다. 김수현의 연기 스펙트럼이 여기서 또 얼마나 넓어질지 기대된다.
한편 2015 APAN 스타 어워즈는 28일 오후 7시부터 케이블채널 MBC에브리원과 네이버 V앱을 통해 생중계됐다. / besodam@osen.co.kr
[사진]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