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임재범은 임재범이었다. 모창능력자들의 실력이 아무리 좋다한 들 ‘가왕’ 임재범을 능가할 수는 없었다. 독보적인 보이스와 가창력을 보여준 임재범의 위엄은 그야말로 대단했다.
지난 28일 방송된 JTBC ‘히든싱어4’에서 원조가수로 나선 임재범이 여섯 명의 모창능력자들과 대결을 펼치는 내용이 전파를 탔다. 이날은 1라운드부터 반전 그 자체였다. 지금까지 원조가수들이 다섯 명의 모창능력자들과 대결했지만 임재범 편은 여섯 명의 모창능력자들이 등장한 것.
이에 1라운드에서는 임재범이 여섯 개의 통 속에 들어가 있지 않고 모창능력자들의 노래를 듣고 있었다. 1라운드 투표 후 통 속이 아닌 다른 곳에서 등장해 방청객과 패널들이 충격을 받았다. 사실 임재범 편을 지원한 모창능력자들이 많았고, 부득이하게 임재범이 빠진 채 6명의 가수들이 1라운드를 치르게 됐던 것.
1라운드에 임한 여섯 명의 모창능력자들의 실력은 놀라웠다. ‘임재범학’이 있다면 자신이 박사라고 자신했던 박완규가 임재범이 없다는 것을 찾지 못했을 정도였으니 모창능력자들의 실력은 상당했다.
이어 임재범이 합류한 2라운드가 시작됐고 미션곡은 임재범의 히트곡 ‘고해’로 진행됐다. 2라운드는 생각보다 어려웠다. 결국 임재범은 탈락자 다음으로 많은, 22표를 받아 4등을 하며 가까스로 탈락을 면했다. 임재범을 가려내기가 특히 어려웠던 건 모창능력자들이 임재범의 라이브 버전, CD 버전 등 다양하게 준비해 헷갈리게 했다.
3라운드 역시 아슬아슬했다. 임재범이 3라운드에서 탈락자 다음으로 많은 표를 받으며 겨우 탈락을 면한 것. 3명의 모창자와 임재범이 함께 노래를 불렀고, 역시나 비슷한 창법과 목소리가 혼란을 줬다.
마지막 라운드 미션곡은 ‘너를 위해’였다. 모창능력자들은 가창력이 뛰어났을 뿐만 아니라, 두 사람 모두 임재범 특유의 감성이 살아있어 듣는 이들의 귀를 사로잡았다. 마치 세 명의 임재범이 노래를 하는 듯 했다.
그래도 임재범은 임재범이었다. 모창능력자들의 실력이 아무리 좋다고 해도 임재범의 30년 내공을 따라갈 수는 없었다. 김태우는 “임재범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 든 생각이 ‘노래를 시작함과 동시에 게임을 끝낼까’였다. 원래는 고음과 애드리브를 다 해야 청중이 감동을 받는데 ‘어쩜 우린’ 한 단어로 끝냈다. ‘어쩜 우린’ 듣고 바로 버튼 눌렀다”고 말했다. 모창능력자들의 실력이 대단하긴 했지만 임재범의 깊은 울림, 감성은 따라할 수 없었다. 결국 임재범이 최종우승을 차지했다.
시청률도 ‘히든싱어4’를 통틀어 가장 높았고 동시간대 방송된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까지 제치며 1위를 차지했다. 역대급이라고 불릴 만 하다. /kangsj@osen.co.kr
[사진] JTBC ‘히든싱어4’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