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30주년, 하지만 임재범은 기꺼이 자신의 목소리를 따라하는 이들과 입을 맞췄다. 순간순간, 노래를 할 때마다 진심을 가득 담았다. 그리고 그의 '양아들' 이홍기는 아빠의 목소리를 기가막히게 찾아 냈다. 두 남자의 특별한 우정이 빛을 발했다.
28일 방송된 JTBC '히든싱어4'의 주인공은 '노래하는 거인' 임재범. '깐족 MC' 전현무마저 위축될 정도로 임재범의 카리스마는 대단했다. 특별히 까다롭게 구는 것도 아닌데 존재 자체만으로도 위풍당당 아우라가 뿜어져 나왔다.
매회 흥미진진한 결과가 나왔다. 1라운드에선 임재범을 뺀 6명의 모창 능력자들만 노래를 불러 평가단을 화들짝 놀라게 했다. 2라운드와 3라운드에선 연달아 임재범이 탈락의 순간에서 기사회생 해 쫄깃한 전개를 이끌었다.
그 정도로 임재범과 모창 능력자들의 목소리를 구분하긴 힘들었다. 임재범이 무척 아끼고 사랑한다는 두 동생 박완규와 김태우는 각각 백발과 다이어트를 내걸고 그의 목소리를 맞혀 보겠다고 자신했지만 둘 다 고개를 떨구기도.
그러나 이홍기는 달랐다. 대다수가 어려워한 2라운드와 3라운드에서 보란듯이 임재범의 목소리를 찾아 냈다. 통에서 임재범이 나올 때마다 이홍기는 자리에서 일어나 만세를 불렀고, 그런 이홍기를 보며 임재범은 감사한 마음을 담아 '아빠 미소'를 지었다.
이홍기는 임재범마저 춤 추게 만들었다. 2라운드 미션을 마치고 난 뒤 임재범은 난데없이 특이한 춤을 췄다. 이를 본 패널들은 이유를 물었고 임재범은 "홍기가 내 양아들이다. 홍기가 막 응원해 주길래 미친 아빠의 모습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둘의 인연은 20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홍기와 임재범은 2011년 10월에 방송된 MBC '우리들의 일밤-바람에 실려'에서 처음 만났다. 28살 나이 차를 극복하고 5일간 함께 생활하며 미국 UC 버클리 대학에서 공연을 펼쳤다.
임재범은 따뜻한 '록 대디'로 변신해 이홍기에게 조언과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임재범의 응원을 받은 이홍기는 '고해'를 열창했고 "홍기 잘한다. 록 보컬의 시프팅 사운드를 이미 갖고 있다"는 칭찬을 얻었다. 이 방송을 계기로 이홍기는 가창력을 재조명 받았다.
'록 대디'와 '양아들' 사이인 임재범과 이홍기다. 음악으로 맺어진 둘의 우정이 아름답다. 덕분에 '히든싱어4-임재범 편'은 벌써 레전드로 손꼽히고 있다. /comet568@osen.co.kr
[사진] '히든싱어', '바람에 실려'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