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채널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88' 안재홍이 "코피는 괜찮아?"라는 말로 안방극장을 울렸다. 심장병 수술을 받은 그는 마취가 풀리는 혼미한 상태에서도 자신의 동생, 류준열을 불러 그의 몸상태를 먼저 걱정한 것. 이 눈물 나는 형제애가 가족의 소중함을 새삼 일깨운 가운데, 류준열의 코피가 왜 자꾸 등장하는지, 어떠한 복선이 있는 것일지 궁금증도 높아졌다.
지난 28일 방송된 '응답하라 1988' 8회에서는 수술하는 정봉(안재홍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공부 빼고 다른 것에만 관심이 많은 사랑스러운 '덕후' 정봉이는 그간 귀엽고 순수한 매력으로 극의 코믹한 장면을 담당해왔기 때문에, 이날 그가 수술을 앞두고 불안해하는 모습은 시청자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건드렸다.
정봉이는 자신이 아끼는 우표와 LP판, 전화번호부 등을 동생 정환(류준열 분)에게 주며 수술이 두렵다는 속마음을 전해 정환을 속상하게 했다. 어릴 때부터 심장병을 앓던 정봉은 두 차례 큰 수술을 받은 바 있는데, 비교적 간단한 수술이라고 그를 안심시키던 가족들은 정봉의 앞에서 담담한 척했지만 자신만의 방법으로 눈물을 삼키고 있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또한 그간 세수를 하다가, 야한 책을 읽다가, 대문에 부딪혀 코피를 흘리던 정환이 아무 때나 코피를 흘리고 있다는 사실도 공개돼 시선을 끌었다. 정환은 병원에서도 아무 이유를 알 수 없다고 말한 코피로 어떤 복선이 남은 게 아닐지, 불안감을 조성한 것. 이날 수술을 마친 정봉이 깨어나 혼미한 상태에서 정환을 찾아 "코피는 괜찮아?"라고 속삭이는 모습은 무뚝뚝한 정환까지 울컥하게 하며 시청자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이처럼 정환의 코피는 이날 정봉의 수술 에피소드와 함께 말로 다 할 수 없는 가족의 끈끈한 정을 표현하는 묵직한 장치로 사용돼 큰 울림을 남겼다. 자신의 몸보다 동생을 먼저 걱정하는 정봉의 애달픈 마음은 정봉 캐릭터의 뜨거운 반전으로 시청자의 마음을 건드린 것. 남들이 한심하게 여기는 정봉이를 세상 그 누구보다 좋아하는 정환의 눈물은 시청자를 함께 울렸다. 건강하게 낳아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말하며 눈물 흘리는 엄마 미란(라미란 분)의 눈물까지 더해진 이들 가족의 가슴 찡한 이야기는 가난할 때도, 부자일 때도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언제나 하나인 이들의 정을 느끼게 했다.
하지만 소품 하나 허투루 쓰지 않는 '응답하라 1988'이기에, 정환의 코피가 이번 에피소드에서 마무리될지, 아니면 이유를 알 수 없는 정환의 코피가 또 다른 이야기를 끌고 올지 궁금증과 함께 불안감을 더하고 있다. 혹시 정환 또한 정봉처럼 아프게 되는 게 아니냐는 반응은 현재로서는 당연한 상황. 매회 호기심을 자극하는 '응답하라 1988'의 이야기가 기대를 더하고 있다. /jykwon@osen.co.kr
[사진]'응답하라 1988'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