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이에 뒤 시네마 선정, '올해의 영화'(베스트 무비) 10편이 발표됐다.
프랑스의 영화지 '까이에 뒤 시네마'는 프랑스의 저명한 영화 평론가이자 이론가인 앙드레 바쟁(Andre Bazin)이 1947년 창간한 영화전문지. 프랑스의 가장 영향력 있는 영화지로 꼽히며 1951년 창간한 이후 매년 그 해의 영화 선정작을 발표하고 있다.
올해 선정된 10대 영화는 다음과 같다.
1. 나의 어머니(Mia Madre, 난니 모레티 감독)
2. 찬란함의 무덤(Cemeteryof Splendour, 아핏차퐁 위라세타쿤 감독)
3. 인 더 섀도우 오브 우먼(In the Shadow of Women, 필립 가렐 감독)
4. 더 스멜 오브 어스(The Smell of Us, 래리 클라크 감독)
5. 매드 맥스:분노의 도로(Max: FuryRoad, 조지 밀러 감독)
6. 도원경(Jauja, 리산드로 알론소 감독)
7. 인히어런트 바이스(Inherent Vice,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
8. 천일야화 볼륨1(Arabian Nights, 미겔 고메즈 감독)
9. 상가일레의 여름(The Summer of Sangaile, 알란테 카바이테 감독)
10. 해안가로의 여행(Journey to the Shore,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
가장 눈길을 끄는 영화 중 한 편은 5위를 장식한 조지 밀러의 '매드 맥스:분노의 도로'다.
완벽한 리부트. 핵전쟁으로 멸망한 22세기를 배경으로 얼마 남지 않은 물과 기름을 차지한 독재자 임모탄 조가 살아남은 인류를 지배하는 가운데 아내와 딸을 잃고 살아남기 위해 사막을 떠돌던 맥스(톰 하디)와 폭정에 반발한 사령관 퓨리오사(샤를리즈 테론)가 만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당초 남성 캐릭터로 쓰여진 인물이 여성으로 변주됐고 이는 성공적인 그림을 그려냈다. 조지 밀러는 우리에게 퓨리로사라는 빛나고 용기있는, 그리고 영화사에서 의심될 바 없이 중요한 캐릭터을 선사했다.
1위에 오른 '나의 어머니'는 일적으로는 성공했으나, 가정사에 문제가 있는 영화 감독인 마르게리타 부이가 병원에 입원한 어머니(줄리아 라차리니)를 간호하면서 겪게 되는 일을 그린 작품이다. 이탈리아의 대표 감독 난니 모레티가 자전적인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들었다. 칸 영화제 특별상 수상작.
2위에는 '찬란함의 무덤'이 꼽혔다. 새로운 영화적 체험을 하게 해 주는 아피찻퐁 위라세타쿤 감독의 영화. 특유의 서정적이고 관능적인 분위기가 보는 이를 압도한다. 자원봉사 간병인 젠지가 알 수 없는 수면병에 걸려 괴로워하는 젊은 병사를 간호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마법, 치유 기억, 로맨스가 어우러졌다. 더 이상 태국에서 영화를 찍지 않겠다고 말한 아피찻퐁 위라세타쿤 감독의 선언이 이 영화에 의미를 더한다.
3위에 랭크된 '인 더 섀도우 오브 우먼'은 각자 불륜을 저질러 배신의 복잡한 망에 얽히게 되는 다큐멘터리 제작자 부부의 이야기를 그렸다. 프랑스 영화계의 랭보라고 불리는 필립 가렐의 작품. 영화는 젊은 가렐(루이스 가렐)이 내레이션을 맡았다.
방황하는 10대에 대한 감독 특유의 시선을 담은 사진작가이자 영화 감독 래리 클락의 '더 스멜 오브 어스'가 4위에 올랐다. 젊음, 청춘에 대한 감독의 애착을 다시한 번 느낄 수 있다.
6위를 차지한 '도원경'은 원주민 학살이 자행되던 1882년, 아르헨티나의 오지 파타고니아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 아버지인 덴마크 장교를 따라 막사로 온 딸 잉게보그가 젊은 군인과 사랑에 빠져 함께 달아나면서 비극이 펼쳐진다. 관습을 깨부수는 서사극으로 비고 모르텐슨이 명연기를 펼쳤다. 칸영화제 주목할만한시선 국제비평가상을 수상했다.
7위에 오른 작품은 폴 토마스 앤더슨이 메가폰을 잡은 '인히어런트 바이스'. 1970년대 로스앤젤레스, 약물에 절어사는 탐정 래리(호아킨 피닉스)가 갑작스레 사라진 전 여자친구를 찾아나선다. 토머스 핀천의 소설이 원작인 범죄 미스터리물이다. 폴 토머스 앤더슨이 '마스터' 이후 2년 만에 내놓는 신작으로 그가 와킨 피닉스와 다시 한번 호흡을 맞췄다.
포르투갈의 미겔 고메즈 감독이 만든 실험영화 '천일야화 볼륨1'이 8위에 꼽혔다. 천일야화의 이야기와 구조를 빌려 현재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논쟁적인 작품.
리투아니아의 아름다움이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지는 성장영화 '상가일레의 여름'이 9위에 선정됐다. 조용한 소녀 상가일레의 꿈은 비행사지만 고소공포증이 있다. 그는 우연히 만난 당돌한 또래 소녀 오스트와 가까워지면서 조금씩 희망과 욕망에 자신을 열기 시작한다. 율리야 스테포나이티테, 아이스테 디르지우테가 출연한다.
10위는 일본을 대표하는 감독 중 한 명인 구로사와 기요시가 만든 '해안가로의 여행'이 차지했다. 바다에서 실종된 지 3년이 지난 남편이 어느 날 갑작스럽게 집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아내 미즈키는 그다지 놀라지 않는다. 다만 왜 돌아오는데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렸는지를 묻는다. 일본의 여성작가 유모토 가즈마의 동명소설을 각색한 작품. 꿈과 현실, 그 사이에서 영화는 상실에 대한 아픔을 어루만진다. 칸 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감독상 수상작이다. / nyc@osen.co.kr
[사진] 영화 포스터,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