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톡톡] '응팔', 진짜 주인공은 성동일이다..이제는 心스틸러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5.11.29 14: 21

 요즘 '응답하라 1988'의 모든 배우들에게 시선과 관심이 가지만 유독 눈길을 사로잡는 한 사람이 있다. '응답하라 1997'을 시작으로 '응답하라 1988'까지 아버지 역할로 출연하는 성동일이 그 주인공이다.
그는 시즌이 거듭될수록 시대 상황에 맞는 아버지의 모습을 그려내며 인간미 넘치는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성동일이 장면을 사로잡는 '신 스틸러'에서 이제는 마음을 사로잡는 '심(心) 스틸러'로 거듭난 모양새다.
배우 성동일은 '응답라하 1988'(극본 이우정, 연출 신원호·이하 응팔)에서 이일화의 남편이자 덕선(혜리 분), 보라(류혜영 분), 노을(최성원 분) 3남매의 고달픈 아버지를 연기하는데 단 1분만 나와도 존재감을 확실히 보여주고 있다. 아무리 '핫'한 신인들이 나오더라도 그를 옆으로 빼놓을 순 없다.

성동일은 지난 1991년 SBS 1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한 후 수많은 작품에 출연하며 배우로서 이름을 날려왔지만 '응답하라' 시리즈에 출연하며 큰 한 방을 날렸다고 볼 수 있다. 이제는 드라마든 영화든 어느 분야에서도 탐내는 인재가 된 것이다. 일찍이 연기력을 갖췄음에도 대중의 관심을 좀 뒤늦게 받은 케이스다. 지칠 법도 한데 그는 때를 기다리며 인내했다. 성동일이 '응팔' 속 아버지를 연기하는 것이 아니라, 1988년의 아버지가 곧 성동일인 듯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이번엔 정말 제대로 먹혔다. 성동일은 1회부터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덕선이 서울대생 언니와 귀한 남동생에게 치이자, 둘째 딸의 설움을 이해하며 "아빠가 미안하다. 잘 몰라서 그런다. 아빠도 태어날 때부터 아빠가 아니잖아. 아빠도 아빠가 처음이다. 그러니까 우리 딸이 조금 봐달라. 우리 딸래미 예쁘게 잘 컸다"는 말로 감동을 안겼다. 결국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가족, 부모님, 형제 간의 사랑이라는 사실을 일깨웠다.
극중 맛깔진 전라도 사투리를 쓰는 성동일은 서울 쌍문동이라는 배경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세련되고 '고급진' 애드리브를 풀어놓는다. 다소 과장되고 손발이 오글거리는 대사마저도 그를 통해 자연스럽게 버무러진다. 앞선 시즌에 비해 이번에는 더 능청맞고 무서우면서도 따뜻한 아버지를 그려내고 있다. 등장 자체만으로도 무게감을 준다.
성동일은 사실 남자 배우로서 그렇게 잘생긴 외모는 아니다. 나이가 듦에도 여성들에게 통하는, 소위 '꽃중년'에 속하는 배우가 있는가 하면 성동일은 이 그룹에 해당하지는 않는다. 생긴 것부터 웃겨서 오죽하면 배우를 하려고 태어났나라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하지만 작품 속에 녹아있는 성동일의 모습은 충분히 매력적이다. 그가 출연하는 드라마와 영화를 한 번이라도 본 사람이라면 이 말에 크게 동의할 것이다. 진지한 장면도 그가 나오면 웃음이 터진다. 이게 바로 사람들의 마음을 훔친 성동일의 힘이다./ purplish@osen.co.kr
[사진]'응팔'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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