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범생 아나운서' 이성배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말이다. 학창시절부터 반듯하게 자란 모범생 같다.
바로 그런 얼굴을 하고 있는 사람이 이성배다. 웃음을 머금고 있는 듯한 선한 눈매와 우뚝한 콧날, 다부진 입꼬리가 주는 인상 덕분일 테다. 좋은 인상처럼 그는 군대에서도 모범생의 길을 걸었다. 뒤처진 동료를 위해 발벗고 나서며 맡은 바에 최선을 다하기 위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 같은 그의 모범생 기질을 증명해주는 일 하나가 점심시간이었다. 앞서 조별 BIS훈련이 시작됐는데 이성배가 속한 임원희 이이경 조가 하위권에 머물렀다. 결과에 대한 아쉬움도 잠시, 더 큰 고통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1등 조는 해변가에 앉아 식사하는 기회를 얻었지만, 바닷물에 앉는 것도 아닌, 보트를 머리에 이고 서서 식사를 하라는 소대장의 명령이 이어졌다.
밥이 코로 넘어가는지, 입으로 넘어가는지 맛을 느낄 여력 조차 없는 듯 보였다. 그래도 일단 굶주림은 참을 수 없었기에 꾸역꾸역 밥과 반찬을 입에 넣었다. 식기를 비우지 않으면 그 곳에서 나올 수도 없다는 또 한 차례 선포가 내려졌다. 엎친 데 덮친 격이라고, 허리가 아픈 이이경이 몸을 곧추 세우지 못해 보트의 균형이 맞지 않았다. 모두가 고통스러운 상황.
이성배는 이때 순간적인 기지를 발휘했다. 이이경을 그 자리에서 빼내고 그곳에 다른 훈병을 배치해 균형을 맞췄고, 여유가 생긴 훈병이 가운데로 들어와 여유있게 식사를 마칠 수 있게 했다. 이어 훈병들이 돌아가면서 가운데 자리로 와 맛있게(?)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이성배는 모든 팀원이 식사를 마친 뒤에 본인의 배를 채웠다.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찾는 탁월한 판단력으로 존재감을 드러낸 것이다.
앞서 그는 다른 훈병들이 군가를 제대로 소화하지 못해 음치 지적을 받은 가운데 홀로 완벽하게 불러 모두를 놀라게 만들기도 했다.
이성배는 지난 2008년 입사해 프로그램 'TV 속의 TV' '섹션TV 연예통신' '스포츠 매거진' '불만제로' '생방송 오늘 아침' 등의 진행을 맡으며 방송 능력을 길러왔다.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그 자리에서 묵묵히 향기를 뽐내온 것이다. 이제는 MBC 대표 아나운서답게 자신이 가지고 있는 인간성, 성실성을 드러내며 '진짜 사나이' 동료들을 이끌었다.
MBC 홈페이지에 보면 이성배는 자신을 한마디로 표현해달라는 질문에 '만능인'이라고 소개했다. 어떻게 보면 자신감이 하늘을 뚫을 정도로 자만하게 여겨지지만, 그만큼 자신에 대한 믿음이 확실하고 언제나 노력한다는 의미일 게다. '예능인'으로 태어난 이성배가 앞으로 보여줄 모습이 기대된다./ purplish@osen.co.kr
[사진]'진짜 사나이'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