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규 차화연에게는 변함없는 사랑을, 윤미라에게 '남사친'의 우정을 자랑했다. 여느 로맨스 드라마 남자 주인공 못지않은 매력 만점 캐릭터다.
29일 방송된 MBC 주말극 '엄마'에서 장여사(윤미라 분)는 엄회장(박영규 분)과 윤정애(차화연 분)를 떠올리며 "나쁜 사람. 나를 속여? 둘이 날 감쪽같이 속여?"라고 혼잣말했다.
하지만 이내 그는 "아니지 속인 건 회장님이지 정애가 아니지. 아니지 회장님도 작정하고 양다리 걸친 건 아니지. 친구라고 한 건 나니까"라고 두 사람을 이해하려고 했다.
그러나 또다시 그는 "아니지 친구라면 왜 나한테 얘기 못했어? 다른 마음이 있었으니까 그렇지. 에잇 나쁜 사람. 다 나빠"라고 소리쳤다.
자신 때문에 상처 받은 장여사를 다독거리기 위해 엄회장이 직접 나섰다. 그러나 장여사는 일부러 엄회장과 약속 장소에 나가지 않았다.
엄회장은 "벌을 준다는 건 다 받고 나면 용서해 준다는 거니까 기다리겠다. 나한테 벌 주시는 거니 감사히 받아야지. 그 해맑은 분 눈에서 눈물을 뽑았으니 이 정도는 감수해야지. 그래야 남자지"라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리고는 하얀 장미를 선물했다. "장여사님 같은 친구를 잃기 싫다. 부디 저와 앞으로도 좋은 우정을 나누는 친구로 남아 주시길 바란다"는 편지까지 남겼다.
장여사의 아들 박대룡까지 만난 그다. 엄회장은 박대룡에게 "어머니 좋은 분이시다. 그런 장여사님께 내가 못을 쳤으니 죽일놈인 건 확실하다. 그런데 사람이 좋아하는 마음, 이성간 사랑하는 마음은 다른 거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사랑하는 마음은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다. 노력해서 되는 게 아니다. 난 어머니와 우정을 지키고 싶다. 남녀간의 진실한 우정. 나의 친구 장여사 잘 좀 부탁하네"라고 진심을 내비쳤다.
엄회장에게 양다리는 용납할 수 없었다. 장여사에게는 친구로 확실히 선을 그으며 자신이 좋아하는 윤정애에게는 변함없는 순애보를 전했다. 그의 집앞에 가서 들꽃을 몰래 선물하고 올 정도.
결국 장여사가 양보했다. 윤정애와 엄회장이 만날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한 뒤 돌아서서 "만나야 할 사람은 만나야지. 둘 사이에 있어 봐야 내 다리만 아프지"라며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삼각관계는 끝이 났다. 모호한 희망고문 없이 확실히 한 여자만 바라보는 엄회장 덕분이었다. 박영규가 연기하는 엄회장, 웬만한 로맨티스트 남자 주인공 못지않다.
'엄마'는 홀로 자식들을 키우며 모든 것을 희생한 엄마가 '효도는 셀프'라면서도 유산은 받겠다는 괘씸한 자식들을 향해 통쾌한 복수전을 펼치는 이야기다. /comet568@osen.co.kr
[사진] '엄마'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