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톡톡]‘송곳’ 드라마에서나 봤어야할 아픈 현실
OSEN 강서정 기자
발행 2015.11.30 08: 41

‘송곳’ 같은 드라마를 앞으로 또 볼 수 있을까. 우리 사회의 가장 민감한 얘기를 과감하게 다룬 ‘송곳’은 시작부터 우려의 시선이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시청자들의 ‘인생 드라마’로 남았다.
지난 29일 종영한 JTBC 특별기획 ‘송곳’(극본 이남규 김수진, 연출 김석윤)은 푸르미 마트 직원들의 생계를 위협하는 부당해고 사건을 통해 폭주하는 한국사회의 문제점을 날카롭고 깊숙하게 파고든 드라마.
‘송곳’은 원작 웹툰이 온라인상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었다. 주인공 수인이 대한민국의 부조리와 불의에 맞서는 모습으로 독자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선사했다는 것. 하지만 이 웹툰이 드라마화 되는 데 우려의 시선이 있었던 건 사실이다.

최규석 작가의 웹툰 ‘송곳’은 이랜드 비정규직 투쟁 당시 노조위원장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으로, 대형마트서 갑자기 벌어진 부당해고와 이에 대항하기 위해 뭉친 직원들의 노동조합 이야기를 통해 사회에 날카로운 일침을 날렸다. 부당해고와 비정규직 이슈는 서민들의 먹고 사는 문제가 달려 있기 때문에 ‘송곳’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 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지만 드라마화를 통해 노조 관련 이야기를 수면 위로 끌어올리는 건 쉽지 않은 작업이었을 것.
‘송곳’의 김석윤 감독 또한 제작발표회 당시 이러한 주변의 반응을 전하기도 했다. 김석윤 감독은 “안팎으로 작품에 대한 필요 이상의 우려 등이 있었는데 그렇지 않다. 누구나 봐야할 작품이라고 생각했다”며 “주변에서 ‘괜찮겠어?’라고 물었다. 현실적이라고 느끼지만 ‘송곳’이 방송을 타면 안 된다고 한다는 ‘무엇’, 회사나 외부단체가 아니라 이 작품을 보는 시선을 정리할 필요가 있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하지만 JTBC는 ‘송곳’ 제작을 감행했다.
그리고 시청자들은 ‘송곳’의 드라마화에 박수를 보냈다. 지금껏 ‘송곳’처럼 모두가 공감하고 있지만 대놓고 얘기하기 조심스러운 사회의 어두운 이면을 수면 위로 끌어 올려 적나라하게 담아낸 드라마가 없었기 때문에, 시청자들이 걱정하기도 했지만 열광할 수밖에 없었다.
‘송곳’은 우리의 모습을 그대로 담은 현실이었다. 드라마라고 해서 판타지적인 요소를 더해 대리만족을 선사한 것이 아니라 ‘너무 리얼하다’는 반응이 나올 정도로 현실을 가감 없이 그리는데 집중했다.
극 중 이수인(지현우 분)과 같이 마트 직원들을 방법과 수단을 가리지 말고 내보내라는 부당한 업무지시에 불법이라며 지시를 거부하고 노조를 만들어 투쟁하는 인물이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이수인은 실존 인물이고, 이수인처럼 부당한 사측의 요구에 대항에 투쟁하는 사람들이 주변에 있다는 것. 시청자들에게 한 줄기 희망을 전했다.
우려의 시선을 안고 시작했지만 결국 큰 공감을 이끌어 낸 ‘송곳’. 하지만 현실적이고 민감한 노조의 얘기를 다뤘기 때문에 이처럼 용기 있는 드라마가 앞으로 또 나올 수 있을지 의문이다. /kangsj@osen.co.kr
[사진] 유한회사 문전사 송곳, 씨그널엔터테인먼트그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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