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예능프로그램 '일밤-진짜 사나이2'가 큰 실수를 저질렀다. 일본 군가를 배경음악으로 사용한 것도 모자라 출연자 이이경의 개인정보를 고스란히 유출시킨 것. '진짜 사나이2'가 이번 위기를 돌파할 수 있을지 관심을 끈다.
MBC의 한 관계자는 방송 직후 OSEN에 “문제가 된 영상은 홈페이지 다시 보기를 내린 상태다. 재편집을 할 예정”이라고 대책을 전하며, “이이경 씨와 시청자 분들에게 다시 한 번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라고 사과했다.
직접적으로 피해를 입은 이이경 또한 본인의 SNS를 통해 "MBC 측과 '진짜 사나이' 제작진 측에 사과를 받았다. 방송이 나간 후 방송사 측이나 제작진분들께서 더 놀라셨을 거라 생각된다"며 "해병대 편 짧지만 행복했다. 저 정말 괜찮아요"라고 전달한 상황.
하지만 시청자는 여전히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전하고 있다. 제작진의 적극적인 사과에도 일본의 제국주의 성격이 묻어나는 군가 '군함 행진곡'이 국군 훈련과 일상을 직접 체험해보고 올바른 병영문화를 제시하려는 이 프로그램에서 흘러나왔다는 것은 치명적이라는 반응이다.
'진짜 사나이'는 그간 크고 작은 실수와 논란을 거듭해오며 출연자와 함께 성장해 온 프로그램. 군대라는 특수성이 프로그램의 기반에 깔려 있기 때문에, 조그만 논란도 더욱 민감하게 받아들여지는 중이다. 지난 9월 여군 편에서는 출연자들의 사담이 편집되지 않고 방송돼 보기 불편하다는 논란이 일었다.
지난해에도 한 국회의원이 국방부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진짜 사나이'가 생활관과 재실 인원을 왜곡하고 있다고 지적해 논란이 있었다. 군부대 내 폭행과 폭언이 큰 문제인 만큼, '진짜 사나이' 속 전우애와 재미 요소가 군대를 아름답게 포장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불거져 나왔던 것.
이처럼 '진짜 사나이'는 병영 체험을 다룬다는 기획의도 탓에 출범 때부터 군대를 미화하거나, 고된 군대 생활을 희화화한다는 지적을 받았던 것이 사실이다. 이에 따라 제작진은 회를 거듭할수록 실제와 같은 강도 높은 훈련으로 멤버들의 성장기를 통한 재미와 감동에 주력하고 있다.
이번 해병대 편도 마찬가지. 해병대는 험난한 훈련은 물론이고 짧은 머리와 탄탄한 체력 등 자격 조건이 까다로운데, 이에 따라 새롭게 합류한 신병들은 현역 복무를 했거나, 운동으로 유명한 스타들로 구성돼 리얼리티를 끌어올렸다.
건전한 군 체험을 계기로 형성되는 유대 관계, 개개인의 성장은 '진짜 사나이'가 논란 속에서도 꿋꿋이 프로그램을 끌어가게 하는 원동력이다.
2013년 4월부터 2년이 넘도록 꾸준히 사랑받는 '진짜 사나이'의 인기 비결은 출연자의 진정성 있는 태도와 함께 각종 실수와 논란을 재빨리 인정,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하는 제작진의 책임감 있는 모습이 있기에 가능했던 일일 터. '진짜 사나이2'가 큰 실수를 딛고 또 한 번 시청자에 용서를 받을지, 이 프로그램이 앞으로도 지금과 같은 군 체험기를 통한 가슴 따뜻한 성장을 보여줄지 관심을 끈다./jykwo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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