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88'(이하 응팔)이 내년 1월1일부터 2일까지 한 주 방송을 하지 않기로 했다. 촬영과 편집 시간을 늘려 작품성을 높이겠다는 제작진의 설명이다.
아직까지 '응팔' 2회 분량을 대체할 방송 프로그램은 편성하지 않은 상태다. 매주 시청률을 경신하고 있는 '응팔'이 시청자들의 아쉬움을 사고서라도 작품성을 위해 한걸음 쉬어가겠다는 초강수를 둔 것이다. 이번 휴방이 드라마 발전을 유도하는 촉매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tvN 측 한 관계자는 30일 오전 OSEN과의 전화 통화에서 1월 1일~2일 휴방과 관련, "촬영과 편집 시간을 확보해 프로그램의 완성도를 위해 휴방하게 됐다"며 "아직까지 대체할 프로그램은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명절 연휴나 선거, 국가적으로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났을 때 결방하는 일은 잦았지만 작품성을 위해 한 주 쉬어가는 일은 이례적이다.
당장 눈앞의 이익을 생각한 게 아니라 좀 더 멀리 내다본 제작진에게 박수를 보낼 일이다. 사실 한 편의 드라마가 소위 '대박'을 치면 1~2회를 추가적으로 편성해 분량을 늘이기 마련이다. 추가적인 광고가 붙어 수익 창출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원호 PD와 이우정 작가는 내용을 길게 늘어뜨리며 작품성을 떨어뜨리기보다 시청자들의 원성을 사더라도 한 주 방송을 내보내지 않기로 한 것이다.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우리네 가족과 이웃의 이야기를 다룬 '응답하라' 시리즈가 또 다시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다. '응팔'은 앞서 '응답하라 1997' '응답하라 1994'은 시즌3로 큰 인기를 자랑하고 있는 중이다. 이쯤 되니 어떤 연도를 갖다 붙여도 보겠다는 애청자들이 늘고 있다.
'응팔'은 1988년 서울 쌍문동에 사는 다섯 가족의 삶과 학창시절의 첫사랑을 담았다. 단순한 남녀의 로맨스가 아닌 가족과 이웃이라는 따뜻한 정을 다루고 있어 더 높은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이다. 급변하는 현재 살고 있는 현대인들이 잊고 지냈던 80년대, 그 때 그 시절의 추억을 아름답고 감동적으로 그려낸다.
팍팍한 현실을 사는 20~30대 젊은층에게는 어린 시절의 추억을 회상하게 하고, 중장년층에게는 가족과 이웃간의 정을 떠올리게 만든다. 삼각관계, 사각관계가 펼쳐져도 '응팔'이 여타 막장 드라마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연출-대본-연기로 이어지는 삼박자를 갖추며 '웰메이드' 작품이 될 수밖에 없는 요소가 갖춰진 셈이다.
'응팔' 제작진의 휴방 결정이 앞으로 드라마 시장에 연쇄적으로 미친다면 더욱 바람직하다. 방송사가 이익 창출을 위해 골몰하기보다 '응팔'의 통큰 결정처럼 시청자들에게 좋은 작품을 선사하기 위해 노력하길 기대해본다./ purplish@osen.co.kr
[사진]tvN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