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소 같은 배우, 이영애가 변신을 시도했다. 내년 9월 방영되는 ‘사임당’에서 신사임당 역을 맡은 것. 그런데 무려 11년 만에 돌아온 그의 라이벌은 다름 아닌 그 자신이다.
강산도 변한다는 1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이영애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대장금’ 속 장금 캐릭터다. 그가 ‘대장금’을 마지막으로 긴 휴식기를 가진 이유도 있지만, 워낙 강렬한 연기와 크나큰 인기를 자랑했기 때문. 이에 이번 작품에 임하는 이영애의 가장 무거운 과제는 자신과의 싸움이 될 예정이다.
그는 지난 2004년 종영한 MBC 대하드라마 ‘대장금’에서 궁궐에 들어가 최초 어의녀가 되는 장금 역을 맡아 많은 사랑을 받은 바 있다. 당시 ‘대장금’은 최고 시청률 55.5%, 평균 시청률 41.6%을 기록하며 지금으로써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인기를 자랑했을 뿐만 아니라, 종영 후 중국, 홍콩, 대만, 일본 등에도 수출되며 ‘한류 드라마’의 시초가 되기도 했다.
이처럼 ‘대장금’이 엄청난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데에는 장금을 연기하는 배우 이영애의 덕이 컸다. 그는 ‘산소미인’이라고 불릴 정도로 신비로운 외모와 역할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뛰어난 연기력으로 장금 캐릭터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그 결과 이영애는 그 해의 MBC 연기대상에서 ‘다모’의 하지원을 제치고 영예의 대상을 수상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자신이 출연한 작품이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은 배우로서 더할 나위 없는 기쁨이지만, 동시에 다음 작품에 대한 부담감을 주기도 한다. 더욱이 10년 만에 복귀하는 이영애에게는 더욱 크게 느껴질 터.
하지만 그에 대한 대중들의 믿음은 굳건하다. ‘대장금’에서 좋은 연기로 호평을 받았었던 만큼, 이번 역시 신사임당으로서 색다른 매력을 발산할 것이라는 것. 특히 이번에는 ‘대장금’때와는 다른 시도들이 눈에 띈다. 먼저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1인 2역을 연기한다는 점이다. 한국 미술사를 전공한 대학강사와 심사임당 역을 맡은 이영애는 우연한 기회로 사임당 일기와 의문의 미인도를 발견하고 이에 얽힌 비밀을 풀어나가는 과정을 그려낼 예정이다.
송승헌과의 러브 라인 역시 대중들의 궁금증과 기대를 높이는 요인 중 하나다. 송승헌은 평생 그녀만을 마음에 품고 지고지순한 사랑을 바치는 이겸 역을 맡아 이영애와 애틋한 러브라인을 펼친다.
아쉽지만 ‘사임당’을 보기 위해서는 인내심을 조금 더 발휘해야한다. 작품의 완성도를 위해 100% 사전 제작되기 때문에 내년 9월이나 돼야 만나볼 수 있기 때문. 하지만 10년이라는 시간만큼 더욱 진해지고 깊어진 매력으로 돌아온 이영애라는 이유만으로 기다릴 이유는 충분하다. 과연 그가 그리는 신사임당은 어떤 매력으로 대중들을 사로잡을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 jsy901104@osen.co.kr
[사진]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