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의신곡]“캬~ 이 맛이 싸.이.다” 나팔바지 입고 돌아온 싸이
OSEN 정준화 기자
발행 2015.12.01 00: 04

 유쾌 상쾌 통쾌! 이 맛이 바로 싸이다. 가슴이 뻥 뚫리는 신나는 사운드와 넘치는 에너지, 유머와 센스에 박력까지 겸비한 속 시원한 가사, 당장이라도 일어나 따라하고 싶은 중독적인 안무까지. 돌아온 싸이는 그야말로 싸이였다.
‘초심으로 돌아갔다’는 다소 진지하고 ‘꼰대’스러운 표현은 하지 않으련다. 부담감? 기대감? 온갖 복잡한 감정들은 함께 다 내려놓자. 그리고 미친 듯이 즐기면 된다. 그게 그의 음악이고 철학이다. 그렇게 싸이가 돌아왔다. 나팔바지 펄럭이며.
싸이는 1일 0시 각종 온라인 음원사이트를 통해 정규 7집 앨범 ‘칠집싸이다’ 수록곡 전곡을 공개하고, 유튜브 공식 채널에 타이틀곡 ‘나팔바지’와 ‘DADDY(대디)’ 뮤직비디오를 게재했다. 본격적인 컴백을 알린 셈이다.

이번 정규앨범에 싸이는 타이틀곡을 두곡 담았다. 내수용 ‘나팔바지’와 국내보다는 해외를 노린 수출용(?) ‘대디’다. ‘나팔바지’는 싸이가 한 대학 축제 무대에서 내려온 뒤 떠오른 영감을 살려 대놓고 놀자고 만든 곡이고, ‘대디’는 ‘또 얻어걸릴지도 모른다’는 귀여운 야심을 품고 조심스럽게 해외 시장을 노린 곡이다. 물론 심혈을 기울여 만들었을 테고. 
굳이 설명할 필요가 있겠냐만은 음악적으로 '나팔바지'는 1970~80년대 리듬 기타와 드럼 사운드가 돋보이는 복고풍 댄스 장르. '대디'는 강렬하고 독특한 신스사운드가 주축이 된 빠른 템포의 중독성 강한 멜로디의 노래다. 
대놓고 말하자면 대박이 예상된다. 그간 싸이의 공백이 컸고, 대중은 그의 음악에 대한 그리움이 컸다. 아무 생각 없이 미칠 수 있는 음악, 나보다 먼저 미친 모습을 보여주며 미치도록 미칠 수 있게 만들어 줄 수 있는 이. 곰곰이 생각해 보라. 싸이 말고 또 누가 있을까. 우리는 이를 ‘B급 감성’이라고 명명하며 애정하고 사랑해왔고, 또 기다렸다. 
미칠 준비를 마쳤다면 ‘나팔바지’를 플레이하자. 좀 더 확실하게 즐기고 싶다면 뮤직비디오를 보고 음악을 듣는 것을 권한다. 좀 더 미친 듯이 춤을 추게 해줄 테니. 
제목처럼 ‘나팔바지’ 뮤직비디오는 복고 느낌이 강했다. 과거 유행했던 화려한 색상의 나팔바지를 입고 등장하는 싸이는 어느 때보다 강렬하게 열정을 불사른다. 송골매의 오마주인 기타 연주로 시작하는 도입부는 보는 이들을 1980년대로 안내한다. 복고 느낌이 물씬 풍기는 요소들이 영상 곳곳에 묻어있다. 특히 손을 뒤로 돌렸다가 앞으로 내밀며 허공을 찌르는 댄스는 디스코 댄스를 연상케 하기도. ‘내 바지는 나팔바지/에헤라디여/나팔나팔/분위기 살려/어머 사람 살려’ 등 중독성 있는 가사, 이때 ‘나팔나팔’이라는 부분에서 다리가 왔다 갔다 하는 안무 등이 인상적이다.
이번 앨범에는 총 9곡이 수록됐다. 자이언티, 씨엘, 김준수, 전인권, 개코 등 국내 개성파 아티스트들이 참여했다. 블랙아이드피스 윌아이엠, 애드시런 등 글로벌 스타들도 힘을 보태 맛을 더했다.
싸이는 29일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지친 현대인들에게 자양강장제 같은 앨범이 될 것”이라는 다소 오그라드는 멘트를 날리기도 했다. 맞는 말이다. 들어보면 알 테다. 에너지가 필요한 요즘이라면, 전곡 듣기를 누르고 잠시 쉬어가길 권장한다./joonamana@osen.co.kr [사진] 싸이 '나팔바지', '대디' 뮤직비디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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