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힐링캠프' 김광규, 배우하길 참 잘했다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5.12.01 07: 00

 "뭐든 돈을 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 배우는 처음으로 돈을 빼고 하고 싶은 일이었다. 딱 10년만 버텨보자고 다짐했다."
배우라는 꿈은 주식 투자로 전 재산을 잃고 더이상 살아갈 이유가 없는 김광규에게 한줄기 빛과 같은 존재였다. 연기 하나에 '올인'하며 살 수 있었다는 김광규의 이야기다. 이렇게 결과가 좋으니 그가 세상에서 가장 잘한 일은 배우가 된 것이 분명하다.
김광규는 지난달 30일 방송된 SBS 예능 '힐링캠프'에서 "주식으로 20대에 번 돈을 다 날리고 33살에 고시원에 들어가서 살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20대에 연극영화과를 졸업하고 극단을 운영했었다. 그런데 대표가 돈이 없으면 친구들도 안 따라오더라. 너무 힘들었다"며 "조금 무리를 해서라도 '럭셔리하게 극단을 해보자'는 생각에 주식 투자를 했다가 쫄딱 망해 깡통을 찼다"고 회상했다.

김광규는 스무 살에 입대해 6년 후 전역했고, 택시운전과 장사 등을 해서 돈을 벌었는데 잘못된 판단으로 인해 주식으로 재산을 탕진했다는 것이다. 극심한 후회로 자괴감에 빠져 삶에 대한 의지도 없었다고 했다. "아침에 일어나서 '오늘은 내게 덤이다'라고 생각했었다"고 털어놓았다.
한 사람이 세상에 나와 배우로 성장하는 과정에선 반드시 터닝포인트가 있다. 김광규에게 '환상의 커플'은 바로 그런 작품이다. 1999년 영화 '닥터K'로 데뷔해 2년 뒤 영화 '친구'에서 야비한 선생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면, 2006년 방송된 드라마 '환상의 커플'의 공실장은 김광규의 진가를 알게 해준 작품이다. 본인이 갖고 있던 끼와 재능을 모두 드러내고, 배우로서 새 인생을 시작했다. 이후 수많은 감독들에게 러브콜을 받으며 '인기 배우'로 성장했다.
49살 김광규가 어딜가든 결혼에 대한 이야기는 빠지지 않았다. 지금껏 결혼하지 못한 이유가 '외모지상주의' 때문이란 것. 최측근인 이서진은 "형이 눈이 너무 높다"고 폭로했다. 이에 김광규는 "내년 7월 3일 전에는 반드시 결혼하겠다. 7월 3일은 30년 전에 입대하던 날인데 그 날은 제가 다시 태어나는 날"이라며 2016년 7월 3일 전에 반드시 결혼에 골인하겠다고 다짐했다.
예능감이 가득한 김광규는 끝까지 '쿨'한 면모를 보이려했지만 아버지 얘기에 눈시울을 붉혔다. "아버지의 '좋아서'라는 말 한마디에 모든 걸 용서할 정도로 마음이 무너졌다"고 말했다. 그의 아버지는 알코올 중독자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평생 술과 함께 했는데, 술만 마시면 어머니와 그를 못살게 굴었다고 한다. 어느 날 그가 아버지에게 '왜 형, 동생이 아닌 나만 때리느냐'고 물으니 '좋아서 그랬다'는 답변이 돌아왔다는 것이다. 김광규는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한 애끊는 마음을 드러냈다.
각종 예능을 통해 친숙한 배우 김광규. 그의 코믹하면서도 진지함이 묻어나는 색깔 있는 연기가 작품을 보는 재미를 안긴다. 물론 처음부터 스포트라이트가 그를 비춘 것은 아니었다. 항상 주인공을 빛내주는 역할로, 그저 묵묵히 자신의 역할에 최선을 다해왔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밋밋한 캐릭터에 자신만의 색깔을 입혀 주연보다 더 밝고 빛나는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된 것이다. 김광규는 데뷔 16년 만에 배우로서 가장 큰 기쁨을 누리고 있다. 배우하길 참 잘했다./ purplish@osen.co.kr
[사진]'힐링캠프'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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