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는 싸이다울 때 역시 싸.이.다. B급 싸이의 진짜 노래는 요즘 유행어마냥 가슴 빵 터지는 사이다 송이니까. 바로 그 사나이, 싸이가 돌아왔다. 소속사 YG엔터 양현석 대표프로듀서의 충고대로 '월드스타 타이틀은 개나 줘버리고' 마음을 텅 비운채로.
목에 힘을 빼니 양 어깨에 걸머지는 부담이 덜했고 한껏 부풀었던 가슴은 거품이 쪽 빠졌다. 그의 더블 타이틀 ‘나팔바지’와 ‘DADDY(대디)’는 그래서 진짜 싸이스러운 리듬과 가사로 탄생했다. 한 마디로 듣는 이로 하여금 유쾌 상쾌 통쾌를 절로 외치게 만든다. 톡 쏘는 이 느낌이 바로 사이다, 아니 싸이다.
싸이는 1일 0시 각종 온라인 음원사이트를 통해 정규 7집 앨범 ‘칠집싸이다’ 수록곡 전곡을 공개하고, 유튜브 공식 채널에 타이틀곡 ‘나팔바지’와 ‘DADDY(대디)’ 뮤직비디오를 게재했다. 3년을 기다렸던 싸이의 컴백이 드디어 화려한 막을 올린 것이다. 이에 앞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싸이는 “두 곡 중 어느 쪽이 더 사랑받을지 지켜보는 것도 재밌을 것 같다”고 활짝 큰 웃음을 날렸다.
먼저 공개된 ‘나팔바지’는 복고느낌을 살렸다는 말처럼 가사와 춤에서 복고코드가 적재적소에서 살아났다. 최근 TV드라마 시장을 휩쓸고 있는 '응답하라 1988' 시리즈를 통해 되살아난 나팔바지부터가 복고 향기 물씬하다. “레트로한 키워드를 찾다가 나팔바지가 떠올랐다. 때마침 요즘 여성분들이 나팔바지를 많이 입으시더라. 잘됐다 싶었다”고 설명했다.
해외시장을 노린 ‘대디’는 후렴구에 반복적으로 영어 가사를 쓰는 등 세계 팬들에게 어필할려는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뮤직비디오에서는 싸이가 아들 싸이, 지금의 싸이, 아버지 싸이로 분했다. 특히 노인으로 분한 싸이의 모습은 단번에 ‘빵’ 터지게 만들면서 B급 정서를 살리는 ‘병맛’ 코드를 적절히 살려냈다.
싸이는 이날 기자들에게 "제작발표회 당일 아침까지 양 대표와 밤샘 작업을 한 끝에 준비를 마쳤다"고 했다. 그만큼 이번 컴백 앨범 작업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양 대표의 조력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소속사 대표와 가수 이전에 수 십년을 마치 친형제처럼 지내온 이 둘은 새 앨범 준비에 들어가면서 싸이의 이름 앞을 화려하게 금칠했던 월드스타란 타이틀을 떼내서 시궁창에 던져 버리고 초심으로 돌아가자며 손을 굳게 잡은 것이다.
양 대표는 측근들에게 "싸이가 지난 2년 동안 한국 가수인지 미국 가수인지 정체성을 잃고 혼란스러워 했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강남 스타일'에 이어 나온 '젠틀맨' '행오버'는 한국과 미국을 다 신경쓰며 만들다 보니 싸이 특유의 맛과 멋이 살아나지 못한 것 아닌가 반성하고 있다"는 심정을 전했던 바 있다.
싸이도 양 대표의 이같은 조언에 진심으로 공감하고 월드스타 계급장을 떼버린채 편하게 곡 작업에만 전념했다. 그는 "월드스타 대접을 받으며 세계 곳곳을 누빈 시간들도 좋은 경험이었지만 대학 축제 무대를 돌면서 젊은이들과 함께 호흡할 때가 내 생애 가장행복한 시간이었다"는 속마음을 털어놨다.
싸이는 3년 5개월여 만인 이날 정규 7집 ‘칠집싸이다’ 공개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다. 이번 앨범에는 자이언티, 씨엘, 김준수(JYJ), 전인권, 개코, 윌아이엠, 애드시런 등 초호화 피처링진이 참여했으며 더블 타이틀 곡 ‘나팔바지’와 ‘대디’를 비롯해 총 9곡이 수록된다.
이어 싸이는 같은 달 2일 홍콩에서 열리는 ‘2015 MAMA(Mnet Asian Music Awards)’ 무대를 통해 신곡 무대를 최초로 선보이며, 24일부터 26일까지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연말콘서트 ‘올나잇 스탠드 2015-공연의 갓싸이’를 통해 팬들과 만난다. / mcgwire@osen.co.kr
[엔터테인먼트 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