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정형돈이 ‘냉장고를 부탁해’를 잠시 떠난다. 이유는 건강 때문이다. 정형돈은 지난 11일 불안 장애등을 호소하며 치료에 전념하기 위해 출연 중이던 방송 프로그램에서 전부 하차했다. 이로써 정형돈의 녹화분은 지난달 30일 방송이 마지막이었다.
지난달 30일 방송된 JTBC ‘냉장고를 부탁해’ 신승훈, 박찬호 편은 여느 때와 같이 정형돈과 김성주 콤비의 호흡으로 꽉 채워졌다. 특히 정형돈은 건강이 좋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전혀 내색하지 않고 평소와 다름없이 차진 진행으로 프로그램을 이끌었다.
이날 정형돈은 초반부터 깨알 같은 애드리브로 웃음을 선사했다. 신승훈이 감미로운 노래를 하자 박찬호에게 다가가 포옹하고는 블루스 타임을 가지는 재치를 보여줬다. 또한 박찬호와 톰과 제리 같은 호흡으로 티격태격하며 ‘냉장고를 부탁해’ 특유의 물고 뜯기로 재미를 만들어냈다. 박찬호는 정형돈이 자신을 놀리자 "현역 시절 거리에서 정형돈을 만났다. 아는 척했는데 날 모른 척하고 가더라"는 일화를 폭로했다. 이 말에 셰프들은 정형돈의 인사성을 꼬집었다. 정형돈은 "아니 대한민국 어느 누가 박찬호를 몰라 보겠냐"고 해명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뿐 아니라 정형돈은 그간 ‘냉장고를 부탁해’에서 보여줬던 대로 셰프들과도 케미를 만들었고 김성주와도 쫄깃한 호흡을 보여줬다. 다음 주부터 당분간 정형돈을 못 본다고 생각하니 벌써부터 허전하기만 하다. ‘냉장고를 부탁해’에서 정형돈의 존재감은 막강하다. ‘냉장고를 부탁해’의 성희성 PD가 “정형돈이 없는 건 프로그램의 절반이 빠지는 건데 전력손실이 크다”고 표현했을 정도로 정형돈의 역할이 상당히 크다.
정형돈은 김성주와 함께 프로그램의 중심축 역할을 하며 안정감 있게 끌고 갔고 방송 초반 크게 관심을 받지 못했던 ‘냉장고를 부탁해’를 결국 최고의 쿡방 자리에 올려놨다. ‘냉장고를 부탁해’가 방송한 지 1년 가까이 됐는데도 여전히 뜨거운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건 정형돈이 김성주와 최고의 케미를 만들어내는 힘이 컸다.
하지만 당분간은 정형돈의 모습을 볼 수 없다. 치료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언제 복귀할지 알 수 없기 때문. 그러나 다른 프로그램들과 마찬가지로 ‘냉장고를 부탁해’는 정형돈을 기다리기로 했다. 이는 정형돈의 존재가 어느 정도였는지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냉장고를 부탁해’는 정형돈이 돌아올 때까지 객원MC 체제를 진행한다. 우선 다음 주 개그맨 장동민이 정형돈의 빈자리를 채운다. 정형돈의 부재가 큰 상황이지만 ‘잠시만 안녕’이기 때문에 언젠가 돌아와 김성주와 다시 환상의 케미를 보여주길 기대한다. /kangsj@osen.co.kr
[사진] JTBC ‘냉장고를 부탁해’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