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톡톡] ‘육룡이’, 유아인이라 가능한 반전의 이방원
OSEN 박진영 기자
발행 2015.12.01 13: 01

‘육룡이 나르샤’ 속 유아인은 반전으로 시청자들을 심장을 쫄깃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는 배우다. 분이 역의 신세경과는 티격태격 귀여운 연기 호흡을 보여주고 있는 한편, 조선 건국을 위한 기틀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늘 강한 눈빛과 목소리로 상대를 제압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보여주는 반전들은 시청자들에게 짜릿한 쾌감을 선사, 더욱 더 극에 몰입할 수 있게 만든다.
지난 30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육룡이 나르샤’(극본 김영현 박상연, 연출 신경수) 17회에서는 이방원(유아인 분)이 해동갑족 전원을 상대로 목숨을 건 담판 승부로 받아낸 도당 3인방의 탄핵상소를 통해 홍인방(전노민 분)과 길태미(박혁권 분)를 압박하는 내용이 그려졌다.
그리고 이방원은 자신을 어린 시절부터 괴롭혀왔던 홍인방이 추포 되는 모습을 보기 위해 조용히 자리를 지켰고, 결국 직접 그를 추포하기에 이르렀다. 배를 타고 도망치려는 홍인방을 간파했던 이방원이 미리 뱃사공으로 변장해 그를 감쪽같이 속였던 것. 의욕과 자신감이 가득한 소년의 얼굴을 하고 있던 이방원은 곧 낯빛을 바꾸고 홍인방을 마주했다.

상대역과 상황에 따라 연기톤과 분위기를 자유자재로 바꿔 매회 다양한 얼굴을 보여줬던 유아인은 이 장면에서 또 한번 연기 내공을 폭발시켰다. 홍인방은 비열하게 웃으며 “네 안의 벌레가 속삭이기 시작할 것”이라고 저주를 퍼부었지만, 이방원은 한 치도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끝까지 찌질하네”라고 일갈한 뒤 “난 더 이상 당신 같은 악인에 두려워하지 않아. 안녕히 가십시오”라고 작별인사를 건넸다. 그리고 차갑고 싸늘한 눈빛과 목소리로 “스승님”이라고 덧붙였다. 그가 얼마나 홍인방을 경멸하고 있는지를 유아인은 단 세 글자 속에 다 담아냈다.
반전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민다경(훗날 원경왕후/공승연 분)은 앞서 이방원과의 거래 내용을 떠올렸는데, 이 때 이방원이 건넨 가문의 가장 큰 비밀이 공개됐다. 이는 ‘왕조가 바뀌어, 이씨가 나라를 얻게 된다’로, 전혀 예상치 못했던 내용에 민다경도 깜짝 놀라고 말았다. 그리고 이방원은 이를 통해 자신이 얻고자 했던 것을 손에 쥐었고 목숨까지 걸고 해동갑족의 연명서를 받아내는 데 성공했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이방원에 시청자들은 심장 짜릿한 재미를 느낌과 동시에 이를 너무도 훌륭히 소화해낸 유아인에 극찬을 보냈다.
유아인의 매력은 이 뿐만이 아니다. 이방원은 홍인방과 길태미를 잡기 위해 작전을 짜는 분이와 이서군 사람들 뒤에 조용히 앉아 있었는데, “분이 대장”이라는 말에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또 홍인방이 궁으로 향하고 있다는 말을 듣고는 손을 들고 “분이 대장”이라 분이를 부르는 모습은 장난기 가득한 소년의 모습 그대로였다. 이어 자신이 생각한 것을 정도전이 그대로 언급하자 분이를 보며 작게 “거봐”라고 자랑을 해대는 모습 역시 극의 또 다른 재미 포인트를 형성, 앞으로도 계속될 유아인과 신세경의 티격태격 로맨스를 기대케 만들었다. /parkjy@osen.co.kr
[사진] ‘육룡이 나르샤’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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