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개월 여간 ‘마을’ 문근영은 바쁘게 움직였다. 그리고 그녀가 숨 가쁘게 움직일수록, 마을을 둘러싼 미스터리가 하나씩 풀려가고 있다. 추악한 비밀, 그러나 모두가 알았어야 할 진실로 안내했고, 자신이 돋보이지 않더라도 묵묵하게 그리고 강단 있게 주인공이 해야 할 제 역할을 해냄으로써, 미스터리 여주인공의 새로운 발자취를 남겼다.
SBS 수목드라마 스페셜 ‘마을-아치아라의 비밀’(극본 도현정, 연출 이용석)에서 한소윤(문근영)은 자신이 발견한 시체가 친언니 김혜진(장희진)이라는 사실을 안 이후, 한순간도 쉬지 않은 채 진실을 파헤쳐왔다. 혜진의 진짜 가족을 찾고, 그녀의 죽음과 관련된 미스터리를 풀어주는 것이 23년간 언니의 존재조차 모르고 살아온 동생으로서의 마지막 책임감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일 터.
그래서 소윤은 한밤중에 겁도 없이 연쇄 살인마 아가씨(최재웅)의 집을 찾았다. 그가 억지로 주입한 유사 마약 때문에 입원까지 하게 됐지만, 정신을 차리자마자 2년 전 언니가 그랬듯 바쁘게 움직이며 진실의 조각을 찾아 다녔다. 남들이 보기엔 무모해 보이겠지만, 스스로 나서지 않으면 아무것도 밝힐 수 없음을 뼛속 깊이 느끼고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아가씨를 통해 대광 목재 남씨(김수현)에게 성범죄 전과가 있고 그가 2년 전 9월, 마을에 있었다는 사실을 알아내며 한동안 정체에 빠져있던 김혜진 사건에 새로운 물꼬를 터준 소윤. 동시에 남씨가 혜진의 친부라고 확신하게 된 그녀는 휘파람 소리, 시큼한 냄새 등 자신이 알고 있는 단서를 확실한 물증으로 바꾸기 위해 경순(우현주)에게 옻 냄새를 맡게 하는 등 개인적인 수사도 계속 이어나갔다.
그간 제3자의 눈으로 아치아라를 관찰, 비밀을 파헤쳐오며 시청자들에게 진실의 안내자가 돼줬던 문근영. 소윤의 활동량이 늘어날수록 풀려 가는 아치아라의 미스터리 덕분에 문근영은 종영까지 단 2회만을 남겨둔 상황에서도 여전히 긴장감을 유지한 채 촬영에 몰입하고 있다. 급격히 추워진 날씨에 체력과 집중도가 떨어질 수 있는 상황이지만, 첫 신을 찍었던 그 순간처럼 대본을 반복해서 읽으며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제작진은 “소윤은 자신의 활동량과 증거 수집의 관계가 정비례하다는 것을 알게 된 것 같다. 또한, 회를 거듭할수록 자신이 알고 있는 여러 실마리를 조합해 가능성 높은 추리력까지 선보이고 있다”며 “마지막까지 소윤은 시청자들이 깜짝 놀랄만한 비밀들을 밝혀낼 예정이다. 과연 그녀가 알아낼 충격적인 진실들은 무엇일지 끝까지 놓치지 말고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parkj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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