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어서야 할 건 자신뿐이었다. 전 세계에 '말춤' 열풍이 일 정도로 '강남스타일' 신드롬을 일으킨 덕분에 후속곡에 대한 부담은 컸다. 하지만 싸이는 보란듯이 지구촌의 기대에 부응했다. 1일 공개된 싸이의 정규 7집 '칠집싸이다'는 '제2의 강남스타일' 열기를 예고하고 있다. 싸이는 또다시 음악 팬들에게 통했다.
◆초심 강조 通했다
싸이는 음원 공개 전인 지난달 30일 컴백 기자회견을 열고 오랜만에 취재진 앞에 섰다. 이 자리에서 그는 '초심'을 강조했다. "이번 앨범을 준비하면서 초심이 뭔지 모르겠더라. 그 개념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제가 찾은 초심은 '하고 싶은 걸 하고 싶어서 딴따라가 된 저'였다"고 힘줘 말했다.
싸이는 그저 자신이 하고 싶은 음악을 했다. 국내 팬들을 위한 내수용 '나팔바지', 해외 팬들을 겨냥한 수출용 '대디'로 구분 짓긴 했지만 이조차도 그가 하고 싶었던 음악일 뿐이다. "하고 싶은 걸 하기 위해 딴따라가 된다는 것이 초심이다. 이번 앨범이 그렇다"고 싸이는 목소리를 높였다.
그도 그럴 것이 많은 팬들은 싸이의 데뷔곡 '새' 같은 신곡을 원했다. '연예인', '챔피언'스러운 노래들도 바랐다. 펑키한 느낌의 '나팔바지', 후크가 강렬한 '대디', 강렬한 EDM 장르의 '로큰롤 베이비'가 음악 팬들의 갈증을 풀어 주고 있다.
◆환상적인 피처링 부심 通했다
싸이는 그동안 앨범 작업을 하며 수많은 피처링 가수들과 호흡을 맞췄다. 이번에도 그냥 넘어갈 수 없었다. 3년 5개월 만에 나온 정규 7집이라 더욱 신경을 썼다.
그 결과 찬란한 피처링 라인업이 완성됐다. '아이 리멤버 유'의 자이언티, '대디'의 씨엘, '드림'의 시아준수, '로큰롤베이비'의 윌아이엠, '좋은 날이 올거야'의 전인권, '아저씨 스웨그'의 개코가 주인공.
싸이는 '낙원'의 이재훈처럼 피처링으로 자신의 음악을 100% 채우고자 했다. "음원으로는 최적화된 음악을 들려드리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이 곡을 표현함에 있어서 저보다 적합한 사람이 있다면 피처링을 해서 이 곡의 감정선을 전달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음악 하나만 보는 진심 通했다
싸이는 컴백 기자회견에서 "7집 앨범 작업이 이렇게 오래 걸릴 줄 몰랐다. 한 때는 우등생들이 공부가 제일 쉽다고 했던 것처럼 곡 쓰는 게 쉬웠는데, 중압감이 됐든 미국병이 됐든 '이렇게 쓰면 강남스타일보다 못할 텐데, '이렇게 쓰면 외국 분들이 못 알아들을 텐데' 등 제 머릿속에 많은 사공들이 있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이어 그는 "그 사공들을 한 명으로 정리하는데 굉장히 오래 걸렸다. '예전에 나라면 이런 노래를 썼겠구나'라는 생각으로 9곡을 정성스럽게 채웠다. 대한민국 주부의 마음으로 준비했으니 편식 없이 유저들께서 골고루 섭취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싸이는 누가 뭐래도 자신의 음악 하나만 바라보는 가수다. '강남스타일'로 전 세계를 접수했으면서도 스스로를 'B급 가수', '딴따라'라고 낮춰서 표현한다. 음악에 대한 싸이의 진심이 음악 팬들에게 통한 모양새다. /comet568@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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