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스타킹’ 돌아온 강호동, 이래서 국민 MC지
OSEN 박진영 기자
발행 2015.12.02 06: 57

3개월만에 다시 만난 강호동은 역시나 듬직하고 편안했다. 안정적인 진행 실력은 말할 것 없고, 웃음을 위해서라면 굴욕도 마다하지 않았다. 어린 출연자를 위해서라면 기꺼이 무릎까지 꿇고 키를 낮출 준비가 되어 있는 ‘국민 MC’ 강호동이라 더욱 기분 좋은 화요일이다.
지난 1일 방송된 SBS 예능 프로그램 ‘스타킹’은 MC 강호동과 이특을 중심으로 문희경, 김숙, 구본승, 김새롬, 조정식 아나운서, 줄리안, 걸스데이 유라, 개그맨 이동엽, 개그우먼 김현정이 출연해 유쾌한 웃음을 선사했다. 사실 ‘스타킹’은 참가자들이 주인공이기 때문에 패널들의 활약은 미약할 수 있는데, 그럼에도 문희경, 김숙, 김새롬, 유라의 활약이 도드라졌다.
특히 유라는 달걀판 차력을 성공시켜 눈길을 모았으며, 문희경과 김숙은 맛깔스러운 입담을, 김새롬은 특유의 통통 튀는 예능감을 뽐냈다. 그러나 무엇보다 큰 재미와 깊은 인상을 남긴 건 역시나 MC 강호동이다.

첫 방송에 앞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강호동은 “150kg 거구였던 씨름 선수였을 때는 하나도 안 떨렸는데, 마이크만 잡으면 아직도 떨린다”고 고백을 한 바 있다. 또 그는 “‘스타킹’은 다른 프로그램과 달리 저만이 가지고 있는 노하우, 진심이 승부수이자 프로그램이 나아갈 방식이다. 출연자가 정말 ‘어머니, 아버지, 삼촌, 친구다’라고 생각하고 진심으로 하다 보면 좋은 내용이 나오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십 수년에 걸쳐 방송 생활을 했고, 유재석과 함께 국민 MC라 불리고 있는 강호동이 아직도 마이크를 잡으면 떨린다는 걸 그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그만큼 강호동은 매회 녹화마다 진심과 최선을 다해 자신과의 싸움을 반복했을 테다. 이 ‘스타킹’ 역시 마찬가지다. 방송에는 서툰 일반인들이 대거 출연하는 ‘스타킹’은 이들을 이끌어주는 MC의 역량이 굉장히 중요한데, 강호동은 이에 최적화된 MC라고 할 수 있다.
그간 강호동은 출연자의 연령이나 성별, 장기에 맞게 자신을 낮추기도 하고 특유의 리액션으로 현장 분위기를 유쾌하게 만들곤 했다. 또 출연자를 더욱 돋보이게 하려 스스로 망가짐을 불사하며 굴욕을 자처했으며, 감동적 사연을 듣고 눈물을 흘리는 모습도 자주 보였다. 강호동의 몸을 사리지 않는 열정과 출연자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친숙함을 선사, ‘스타킹’이 누구에게나 편안한 예능 프로그램이 될 수 있게 만드는 원동력이 됐다.
이날 방송에서도 강호동은 강릉 본드걸과 구미대 15학번 미녀 삼총사와 대화를 나누고 장기를 보는 과정에서 최고의 리액션과 따뜻한 격려를 보냈고, 수시로 소통하며 친근하며 편안한 방송이 될 수 있게 이끌었다. 특히 구미대 미녀 삼총사 중 한 출연자가 각목 격파를 하고 난 뒤에는 거듭 깐족거려 티격태격하는 재미를 보여줬고, 강릉 본드걸 앞에서는 자상한 삼촌처럼 연신 눈을 맞추며 대화를 시도했다. 여기에 “김연아 선수의 파이널 무대를 보는 것 같다”는 찬사도 아끼지 않았다.
9년이라는 시간동안 시청자들을 만났던 SBS의 장수 예능 프로그램 ‘스타킹’은 이제 막 화요일 오후 9시대로 옮겨 재도약을 시도하고 있다. 다시 돌아온 ‘스타킹’이 예전처럼 진짜 스타를 발견해내 시청자들에게 따뜻한 웃음과 가슴 찡한 감동을 또 한번 선사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parkjy@osen.co.kr
[사진] '스타킹'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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