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테리어 디자이너 양태오가 ‘택시’에 나타났다. 3년 전 배우 전지현의 신혼집 인테리어를 담당했던 그는 어떤 화려한 이력보다도 늘 전지현의 이름이 먼저 거론돼 이목을 끌어 왔다. 뿐만 아니라 ‘금수저’라는 오해와 논란마저 있곤 했는데, 이에 대해 양태오가 솔직하게 입을 열었다.
지난 1일 오후 방송된 tvN ‘현장 토크쇼 택시’(이하 ‘택시’)에서는 ‘인테리어 스타’ 특집으로 배우 기은세와 인테리어 디자이너 양태오가 출연해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전파를 탔다.
이날도 어김없이 양태오에겐 전지현과 관련된 질문이 쏟아졌다. 전지현과 함께 일했던 소감이나 그가 요구했던 인테리어 조건 등에 대해 양태오는 차분히 대답을 하면서도 한편으론 자신의 다른 작업들이 전지현의 이름에 묻혀버리는 것에 대해 아쉬움을 느끼는 듯 했다. 부산 P호텔의 신부 대기실을 비롯해 최근에는 용평에 위치한 스키장의 전체 디자인을 맡았다고 말하는 그에게 이영자는 “전지현 씨한테 가려져서 그렇지 스펙도 어마어마하다”며 숨겨진 이력을 거론했다.
그 말대로 양태오는 화려한 스펙을 자랑했다. 시카고 예술 대학을 조기 졸업한 그는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 위치한 세계 60대 우수 디자인학교 중 하나인 디자인 전문대학 아트센터 디자인대학에 입학했다. 게다가 학교를 다니면서 자신의 우상이었던 가구 디자이너 마르셀 반더스가 운영하는 회사에 입사하게 됐다고 전했다. 1200: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뚫고 아시아인 최초로 그의 회사에 인턴으로 채용된 그에게는 6개월 만에 정직원이 될 기회가 주어졌다. 이에 양태오는 학교를 자퇴하고 일에 몰두하려 했지만 자퇴를 하자 비자와 군대 연장이 불가능해져 회사를 다닐 수 없게 됐고, 꿈을 이루기 위한 문턱 앞에서 좌절을 맛봐야만 했다. 하지만 이 일은 그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고,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되기도 했다.
이어 양태오는 100년 된 역사를 자랑하는 한옥을 공개했다. 그의 집은 전통과 모던이 만나 동서양의 조화가 돋보였고, 특히 인테리어에 통일감을 주는 디테일한 작은 소품들이 눈길을 끌었다. 또한 한옥 두 채를 이어 만든 탓에 마치 미로를 탐색하는 듯한 재미가 있었고 집 중앙에 위치한 정원은 아름다운 사계절을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게 꾸며져 있었다. 역사와 함께하며 세련되고 조화로운 집은 자리에 함께한 이들의 극찬을 받기에 충분해 보였다. 이런 그가 인테리어를 사랑하게 된 계기는 어머니의 영향 덕분이었다. 어린 시절부터 어머니를 따라 인사동 갤러리, 고가구점을 다녔던 그는 자연스럽게 디자인에 대한 아름다운 기준을 세우게 됐다. 또한 집 꾸미기를 좋아하셨던 어머니를 보고 자란 그에게 인테리어란 생활 그 자체였고, 건축 관련 사업을 한 아버지 덕에 새로운 건축물이 지어지는 과정들을 보며 자랄 수 있었다.
인테리어 디자이너라는 직업에 있어서 양태오가 남들보다 앞선 출발선에 서 있었던 건 사실이었다. 하지만 그것에 만족하는 데 그치지 않고 끊임없는 노력으로 지금의 자신을 만들어냈다. 금수저라는 오해를 받는 것에 대해 양태오는 “부모님이 다 해준 거지 페인트칠이나 못질은 할 줄 아냐는 말을 많이 듣는다. 다 해 봤고 할 줄 아니까 시키는 건데 그렇게 오해하시는 분들이 있을 때마다 속상하다”라고 말했다. 금수저라는 단어가 등장한 이후로 사람들은 쉽게 그 잣대를 들이밀고 강요하기를 서슴지 않는다. 나와 다르다고 해서 타인의 노력을 폄하하고 비난할 자격은 누구에게도 없다. 차이를 인정하고 남이 아닌 나에게 더 큰 관심을 기울이는 것, 그런 삶의 태도가 필요한 때가 아닌가 싶다.
한편 ‘택시’는 도로 위에서 펼쳐지는 공감 토크쇼 프로그램으로 매주 화요일 오후 8시 40분에 방송된다. / nim0821@osen.co.kr
[사진] ‘택시’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