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싸.이.다! 오랫동안 전세계 팬들을 기다리게 하더니 가장 '싸이스러운' 음악으로 컴백했다. 그래서 싸이는 사이다.
특유의 흥과 B급 감성을 잘 살려내면서도 싸이만이 할 수 있는 재기발랄함이 돋보였다. 가장 싸이스럽고, 그래서 더 유쾌하고 즐거운 분위기가 무르익었다. 3년 5개월을 공들인 '싸이 결정판'이었다.
싸이는 1일 정규7집 '칠집싸이다'를 발표했다. 타이틀곡 '나팔바지'는 발표 직후 국내 음원차트 1위 '올킬'을 기록했고, 수록곡 줄세우기를 달성하면서 싸이의 컴백에 쏠린 관심이 얼마나 큰지 입증했다. '미국병'을 버리고 '초심'으로 돌아간 싸이이기에 기대가 더 컸고, 초심의 싸이는 음악 팬들을 실망시키지 않고 가장 싸이스럽게 돌아왔다.
국내용 타이틀 '나팔바지'와 수출용 '대디(DADDY)'는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B급 감성으로 설명되는 싸이 음악 특유의 흥이 넘치면서도 '나팔바지'는 '에헤라디야'라는 추임새를 넣어 토속적인 정서도 살렸다. '나팔바지'라는 제목 자체가 향수를 노린 것인데, 음악도 복고풍 댄스 장르다. 싸이와 잘 어울리는 한 수였다. 빨간색 나팔바지를 휘날리며 무대를 누빌 싸이의 모습이 생각나기도.
특히 이 곡들은 싸이의 유머가 가득 채워진 곡들이기도 하다. 그에게 쏠린 큰 기대로 인한 부담감을 날려버리듯 가볍고 신난다. 유쾌하게 기분을 업시킨다. '건들건들'한 느낌이 들면서도 또 걱정을 날릴 수 있을 만큼 속 시원한 곡이다. 유머와 센스가 적절하게 녹아들었고, 또 화려한 발놀림이 인상적인 뮤직비디오까지 삼박자를 갖췄다. 사실 긴 설명 없이 '싸이답다'는 한 마디로 표현되는 곡이다.
'대디' 역시 싸이스러운 곡이면서도 '나팔바지'와는 다른 느낌이다. 강렬하고 독특한 신스사운드가 주축이 된 빠른 템포가 중독성을 높였다. "또 얻어걸릴지도 모른다"는 야심을 품고 만든 이 곡 역시 '새'와 '강남스타일'의 명맥을 잇는다.
그렇다고 '나팔바지'와 '대디'처럼 소위 말하는 'B급 감성'들의 곡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가장 싸이스럽다고 표현한 것은 그의 더블 타이틀 곡뿐만 아니라 트랙리스트 전체적으로 봤을 때 더 공감 가는 설명. 싸이는 더블 타이틀로 특유의 재기발랄함과 유머를 뽐냈다면, '드림(Dream)'과 '좋은날이 올거야' 등으로 그동안 싸이가 쌓아왔던 또 다른 감성도 함께 펼쳐놨다. 신나게 놀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힐링도, 희망의 메시지도 함께 전했다.
싸이의 컴백은 국내는 물론 해외 언론도 집중시키면서 여전히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미국 빌보드와 퓨즈TV, MTV, 롤링스톤, BBC 등 해외 유수 언론이 앞 다퉈 싸이의 컴백 소식을 조명하며, "익살스러운 '대디'로 돌아왔다"라고 설명했다. 국제가수를 뜨겁게 환영하는 분위기다.
초심으로 돌아간 국제가수 싸이의 다음 행보가 더욱 주목된다. /seon@osen.co.kr
[사진]OSEN DB, '나팔바지' 뮤직비디오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