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톡톡] ‘응팔’, 어머니보다 묵직한 아버지의 사랑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5.12.02 09: 05

 “사랑한다. 우리 아들.”
단 두 마디 말로도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타고난 무뚝뚝함으로 살가운 말 한마디 하지 못하던 아버지가 아들에게 영상 메시지를 통해 가슴 속 깊숙이 간직하던 진심을 토로했다.
사실 우리네 아버지들은 어머니들 만큼 살갑고 다정하지 못하다. 자식을 생각하는 마음이 사랑방 아랫목처럼 뜨끈하지만 사랑한다는 그 말 한마디가 어려워 쉽게 다가오지 못한다. 가족을 지켜야할 의무와 책임감으로 다정한 말 한마디조차 건넬 여유가 없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아버지의 사랑은 위대했다.

지난달 27일 방송된 7회는 택(박보검 분)의 아버지 최무성(최무성 분)이 새벽 같이 일어나 아들의 아침을 준비하는 모습으로 시작했다.
그는 새벽이든 늦은 밤이든 아들이 끼니를 제때 못 챙길까 걱정돼 항상 노심초사한다. 또 비가 오는 날엔 택의 기원으로 한걸음에 달려가 몇 시간이 걸리든 묵묵하게 기다린다. 이 정도면 ‘백점짜리 아버지’라고 자신하기에도 충분한데, 그는 늘 “부족한 아버지”라며 고개를 숙인다. 아들의 태몽, 태어난 시각을 모르고 있다고 자책하기도 했다.
택의 아버지는 아내가 세상을 떠난 뒤 홀로 아들을 키우고, 가르치며 무던히도 고생해왔다. 아내를 잃은 슬픔보다 엄마가 없는 불쌍한 아들을 잘 키워야겠다는 생각 하나로 안팎으로 열심히 달려온 것이다. 그는 엄마보다 더욱 세심하게, 안 계신 불편을 아들이 느끼지 못하도록 여러모로 신경써주며 애정을 드러낸다.
최무성이 아들에 대한 깊은 사랑을 전하고, 그 말을 들은 택이 흘리는 눈물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흔든 건 두 사람의 연기가 뛰어났기 때문이다. 웃음기는 싹 사라지고, 바둑이란 외길을 걸으며 고생하는 아들을 위한 아버지의 걱정으로 가득 차 감동으로 다가왔다. 새삼 아버지의 사랑에 고마운 마음을 가질 수 있었다.
대다수 아버지들은 가정에서 가족들의 냉담한 시선과 무관심을 받기 일쑤다. 사회에서는 등 떠밀리고 가정에서는 따돌림을 받고 아버지가 설 자리는 점점 좁아져만 가는 것이다. 이제는 자식들이 먼저 용기를 내 아버지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건네는 건 어떨까. 어머니만큼 애틋하진 않아도, 묵직하고 뜨거운 아버지의 사랑을 느껴야할 시간이다./ purplish@osen.co.kr
[사진] '응팔'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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