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최우식의 성장이 놀랍다. 순박하고 귀여워 보이기만 했던 소년은 이제 각종 시상식의 신인상을 싹쓸이하는 차세대 연기파 배우로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그런데 그의 상복은 우연이 아니다. 데뷔 때부터 쉼없이 자신이 할 수 있고, 하고 싶은 역할들에 도전해 온 열정과 노력이 있어 가능했다.
최우식은 영화 '거인'으로 지난달 26일 열린 제36회 청룡영화상에서 신인남우상을 받았다. 또 그는 제35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제2회 들꽃영화상에서 신인남우상을,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올해의 배우상을 받았다.
최우식의 데뷔작은 2011년 MBC 드라마 '짝패'(2011)였다. '짝패'에서 이상윤의 아역을 맡았던 그는 이어 SBS '폼나게 살거야', '뿌리깊은 나무' 등의 드라마에 출연하며 안방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최우식에게 존재감이 생기기 시작했던 것은 SBS 드라마 '옥탑방 왕세자'(2012)에서였다. 당시 주인공 박유천의 호위무사 중 하나인 도치산으로 출연했던 그는 귀여운 외모와 그에 걸맞은 통통 튀는 매력으로 여성 팬들의 관심을 받았다.
이어 출연한 작품은 KBS 2TTV '닥치고 패밀리'. '착한 시트콤'이라는 칭찬을 받았던 이 작품에서 최우식은 낮에는 '빵셔틀', 밤에는 키보드 워리어로 온라인 세상을 지배하는 열우봉 캐릭터를 맡았고, 이를 재치있게 보여주며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최우식의 최근 필모그래피에서 가장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는 작품은 두 편이다. 지난해 개봉한 영화 '거인'과 올해 초 방송된 tvN '호구의 사랑'이 그것.
'거인'은 감초 역 외의 다른 모습을 볼 수 없었던 최우식의 연기력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었다. 무책임한 아버지를 떠나 보호 시설에서 생활하는 17살 소년 영재의 이야기를 다룬 이 작품에서 그는 주인공 영재 역을 맡아 무게감 있는 연기를 선보였다. 연기력은 청룡영화상을 비롯한 시상식에서의 화려한 수상 경력으로 증명됐다.
'거인' 영재에 비해 '호구의 사랑' 속 주인공 강호구는 기존 최우식의 밝고 긍정적인 이미지를 종합한 캐릭터였다. 이 작품을 통해 그는 편안하고 친근한 매력을 보여주며 '포스트 차태현'이라는 기대감이 섞인 수식어를 듣기도 했다. 보통 호구와 같은 캐릭터는 자칫 잘못하면 웃음을 만들어 내기 위해 과도한 연기로 눈살을 찌푸리게 할 수 있는데, 최우식은 편안하게 분위기로 이를 소화했다는 평이다.
최우식은 현재 제26회 싱가포르 영화제 차, 싱가포르에 체류중이다. 주연을 맡은 영화 '호텔룸'이 비경쟁 부문 '스페셜 프레젠테이션' 섹션에 초청됐기 때문인데, 또 한 번 영화로 존재감을 발휘 중인 그의 선전을 기대할만하다. /eujene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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