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혁권이 올해 SBS 드라마 시작부터 끝까지 책임지며 연기대상에서 큰 상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펀치’와 ‘육룡이 나르샤’에서 미워할 수 없는 악역을 연기하며 SBS의 월화드라마 시청률 1위의 한 몫을 했다.
박혁권은 현재 ‘육룡이 나르샤’에서 무사 길태미와 길선미 1인 2역을 연기하고 있다. 쌍둥이 형제를 연기하고 있는데, 한 명은 여성스러워 더욱 섬뜩한 무사이고, 한 명은 아직까지 속내를 감춘 카리스마 넘치는 무사다. 지난 1일 방송된 18회에서 태미는 비참한 최후를 맞았는데, 박혁권의 열연이 안방극장을 소름 돋게 만들었다.
가벼운 성품 속 숨어 있는 악랄한 욕망은 박혁권의 정밀한 연기로 시청자들에게 잘 전달됐다. 박혁권은 연기 잘하는 배우들이 즐비하는 ‘육룡이 나르샤’에서 진한 눈화장과 여성스러운 목소리, 언뜻 드러나는 무서운 카리스마로 시선을 빼앗는 배우로 우뚝 섰다. ‘태미 언니’, ‘태쁘(길태미 예쁘다)’라는 별명이 생길 정도로 큰 인기를 얻었다. 단순한 매서운 악역이 아니라 사랑받는 악역이었던 것.
박혁권이 연기하는 태미가 죽었지만, 쌍둥이 형 길선미는 드라마에서 계속 나올 예정이다. 길선미가 ‘육룡이 나르샤’에서 어떤 긴장감을 만들어낼지 관심이 모아지는 것. 동시에 박혁권은 올해 SBS 드라마에 출연하는 것마다 큰 성공을 일으키고 있다. 올초 종영한 또 다른 월화드라마 ‘펀치’에서 지질한 조강재 역을 연기해 마지막까지 시청자들의 애간장을 태웠다. 힘이 있는 검사가 아니라 조직 권력에 굴복하고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자존심도 버리는 강재는 조재현의 사투리 연기와 함께 크게 화제가 됐다. 특히 극중 조재현이 박혁권을 찾으며 "강재야"라고 진한 사투리를 펼치는 장면은 여전히 깊은 인상으로 남아 있다.
박혁권은 인물을 복합적으로 표현하는데 장기. 그가 연기하는 캐릭터가 맛깔스러운 것은 인물 분석을 단면적으로 하지 않기 때문일 터다. 조강재도, 길태미도 악역이었지만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던 것은 인물 하나하나에 특색이 강했기 때문일 터다. 특색 있는 인물을 만드는 박혁권의 연기는 늘 압권이었고, 드라마의 흥행을 책임졌다. 때문에 올해 연기대상에서 그가 꽤나 큰 상을 받기를 기대하는 시청자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 jmpy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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