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는 누구에게나 오지만 그 기회를 잡을 수 있는 건 준비된 자만의 특권이다. 지난해 tvN '로맨스가 필요해‘로 혜성처럼 등장, 이후 tvN '두번째 스무살‘에서 최지우의 아들 김민수 역과 온스타일 ’처음이라서‘에서 서지안 역 등을 맡으며 드라마 속 훈남 캐릭터를 섭렵한 배우 김민재에게 있어 ’라스‘ 출연은 바로 그 기회였다. 이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김민재는 만반의 준비를 했고, 쟁쟁한 연예계 선배들과 분량과의 전쟁 속에서도 연기뿐 아니라 랩과 춤 등 넘치는 끼를 뽐내며 시청자들에게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다.
지난 2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황금어장-라디오스타’(이하 ‘라스’)에는 ‘MBC의 아들과 딸’ 특집으로 가수 김연우, 방송인 김영철과 박슬기, 배우 황석정과 김민재가 출연했다.
이날 김민재는 오디오가 빌 틈 없이 끊임없이 멘트를 치고나오는 선배들 사이에서 좀처럼 이야기에 끼어들지 못했다. 하지만 막상 MC들이 무언가를 시키면 기다렸다는 듯이 이를 해냈고, 심지어 아마추어가 아닌 프로를 능가하는 실력으로 모두를 놀라게 했다. 이런 그는 배우 여진구와 송중기, 이현우, 그리고 엑소의 시우민을 닮은 외모로 눈길을 끌었다. 특히 강호동은 인사를 하는 그를 여진구라고 착각하고 지나갔을 정도였다. 여진구와 닮은 건 외모만이 아니었다. 특유의 저음 목소리마저 비슷한 느낌을 가진 김민재에게 MC들은 여진구 성대모사를 요구했고, 그는 ‘해를 품은 달’ 속 여진구의 명대사를 즉석에서 선보였다. 신인답게 긴 분량의 대사를 완벽하게 외워 온 그는 성대모사를 시작하자 확연히 달라진 눈빛으로 금세 연기에 집중했고, 목소리 또한 여진구와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해 눈길을 끌었다.
김민재의 끼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수줍은 모습으로 MC들의 질문에 반듯한 대답을 하던 그는 리얼 비라는 예명으로 랩 서바이벌 프로인 ‘쇼미더머니’에 출연한 이력이 있었다. 이에 김민재는 ‘라디오스타’에 출연한 심경을 자작 랩으로 선보이겠다며 무대 중앙으로 이동했고, 마냥 풋풋하고 행동 하나하나가 조심스러운 그의 모습에 스튜디오에 자리한 이들은 걱정을 표했지만 이는 기우일 뿐이었다. 비트가 시작되고 리듬을 타기 시작한 그는 순식간에 스웨그 넘치는 래퍼로 변했고, 야망 넘치는 가사를 거침없이 뱉어내며 모두의 시선을 한 번에 사로잡았다. 윤종신도 인정한 정확한 박자감에 리듬감, 랩 메이킹 실력까지 겸비한 그는 다방면에 끼가 넘치는 매력남이었다.
이어 그의 춤 실력도 공개됐다. 최근 배우 김새론과 함께 ‘쇼 음악중심’의 새 MC를 맡아 걸그룹 여자친구의 ‘오늘부터 우리는’ 무대로 신고식을 치르기도 했던 김민재는 ‘라디오스타’를 위한 안무 역시 준비해왔다. 그가 보여준 무대는 레드벨벳의 ‘dumb dumb(덤덤)’이었다. 아이돌 연습생 출신답게 그는 춤 또한 어색함 없이 해냈고, 자연스러운 손동작 안무와 애교 등이 돋보였다. 또한 평소 자신이 좋아하는 안무가가 사용했던 힙합 곡에 맞춘 춤을 선보이기도 했는데, 걸그룹 댄스를 출 때와는 볼 수 없었던 절도 있는 동작과 파워풀한 모습으로 반전무대를 꾸며 다시 한 번 여심을 사로잡았다.
김민재의 매력은 바로 수줍은 모습 뒤에 연기나 춤, 랩을 시작하면 눈빛부터 돌변해 무엇이든 완벽하게 해내는 반전 실력에 있었다. 이런 그에게 김국진은 “능력이 많은 친구 내 기억할 거야”라는 말을 건네기도 했다. 준비된 실력과 자신에게 다가온 기회를 잡을 줄 아는 용기, 그리고 넘치는 의욕까지 모두 갖춘 김민재. 이제 더 크게 성장할 일만 남았다. / nim0821@osen.co.kr
[사진] ‘라스’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