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출연진을 자랑했지만, 막상 엔딩에는 '썰렁함'만 느껴졌다.
'2015 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드(MAMA)'가 지난 2일 홍콩 란타우에 위치한 아시아 월드엑스포 아레나에서 개최된 가운데, 상당 부분 아쉬움을 남겼다. 5시간 진행된 시상식은 화려한 출연진과 공연으로, 특히 가수 싸이의 신곡 공개 첫 무대로 이목을 집중시켰지만 엔딩이 다가올수록 시상식장은 텅 빈 느낌이었다. 화합과 축제의 장이 돼야 했는데, 마무리가 좋지 않았다.
이번 시상식은 가수 싸이가 호스트를 맡았고, 신곡 '나팔바지'와 '대디'의 무대를 최초로 공개하는 자리라 많은 이목이 집중됐다. 관객들도, 시청자들도 5시간 동안의 시상식을 참고 견뎌 엔딩을 장식한 싸이를 만날 수 있었다. 하지만 싸이의 공연만큼 유독 눈에 띄었던 것은 텅빈 참석 가수들의 자리였다. 보이그룹 빅뱅과 몬스타엑스만 남아 선배 싸이의 공연을 감상했고, 마지막 올해의 가수상 시상자였던 주윤발이 남아 싸이와 함께 말춤을 췄다.
사실 싸이의 공연에 앞서 이날 시상식 마지막 수상자였던 빅뱅도 텅빈 후배들의 자리를 보며 일침을 가했다. 빅뱅은 '2015 MAMA'에서 마지막으로 대상에 해당하는 올해의 가수상을 수상, 무대에 올랐다. 수상소감 중 태양은 "아쉬운 건, 우리가 상을 받는데 많은 가수들이 우리를 축하하기 위해 있어주지 않았다. 신나는 축제의 장이 됐으면 좋겠는데 아쉽다. 다음 해엔 더 멋진 무대로 찾아뵐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태양의 말처럼 이날 시상식의 엔딩이 다가오자 참석했던 가수들은 대부분 자리를 떠났다. 10년차 선배이자 동료의 수상이지만 이날 마지막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던 팀은 몬스타엑스뿐이었다. 올 한 해 가요계를 마무리하는 가수들의 축제의 장이라 할 수 있는 시상식에서 마지막까지 모든 가수들이 함께하지 않았다는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
특히 이날 출연한 가수들과 시상자들은 싸이의 신곡 무대에 대한 큰 기대감을 표현한 바 있다. 하지만 엔딩으로 싸이의 무대가 펼쳐질 때 빅뱅과 몬스타엑스, 그리고 주윤발만 자리했다는 점도 사실 실망스러운 대목이다. 국내를 넘어 '아시안'이라는 타이틀을 내세운 가요 축제를 마무리하면서 이토록 썰렁한 엔딩을 연출해 더없이 아쉬웠다.
물론 아티스트 개인의 사정일 수도, 주최 측의 실수일 수도 있는 문제다. 그도 그럴 것이 이날 시상식은 오후 8시(한국시각)부터 다음날 오전 1시까지, 장장 5시간 동안 진행됐다. 아이돌의 경우 연이어 해외 일정을 소화하기도 하기 때문에 일정상의 문제가 있었을 수도 있다고 짐작해볼 수 있다. 만약 자리에 없던 모든 가수들의 일정 문제였다면, 고려하지 못한 주최 측의 잘못이다.
MAMA에서밖에는 볼 수 없는, 화려하고 풍성한 무대들이었다는 것은 분명하다. 다만 한 해 가요계를 결산하는 축제의 장이라고 하기엔 지나치게 수상자들만 참석했다는 점, 참석자들이 마지막 수상과 엔딩까지 함께 즐기고 응원과 격려의 박수를 보내지 못했다는 점은 '2015 MAMA'의 오점일 수밖에 없다. /seo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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