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톡톡]'내부자들', 이병헌은 왜 '봄비'를 불렀을까
OSEN 김경주 기자
발행 2015.12.07 08: 09

영화 '내부자들'에 대한 반응이 대단하다. 극장을 나서는 관객들의 입에선 "모히또 가서 몰디브나 마시자"는 극 중 대사가 심심찮게 들리고 와중에 노래 '봄비'를 흥얼거리는 관객들도 상당수다. 그만큼 영화 속 인상 깊은 장치들이 곳곳에 숨어있다는 말이다.
그 중에서도 '봄비'에 대한 관심이 높다. 대한민국 사회를 움직이는 내부자들의 의리와 배신을 담은 범죄드라마 '내부자들'이 연관 검색어로 '이병헌', '조승우', '모히또' 등을 만들고 있는 상황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검색어가 바로 '봄비'라는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봄비'는 '내부자들'에서 초반에 등장한다. 극 중 정치깡패 안상구로 등장하는 이병헌이 비자금 파일을 얻기 위해 재무팀장을 협박하는 장면에서 부르는 것으로 그려진다.

섬뜩하리만치 무서운 장면이지만 정치깡패 안상구의 캐릭터를 초반부터 강하게 보여주는 장면으로 이 장면과 이병헌이 직접 부르는 '봄비'는 묘하게 잘 어우러지고 있다.
'봄비'는 가수 이은하가 부른 곡으로 지난 1979년에 처음으로 발표된 노래다. 굉장히 오래된 노래지만 발표 당시 워낙 크게 히트했던 노래였고 또한 현재 상영 중인 '내부자들' 덕분에 현 시대를 살아가는 관객들에게도 이제는 익숙한 노래가 됐다.
그런데 왜 하필이면 이병헌, 안상구는 '봄비'를 불렀을까. 약 36년 전 된 옛 노래를, 그리고 트로트 느낌이 강한 노래를 부른 이유는 뭘까.
이에 대해 '내부자들' 우민호 감독은 안상구라는 캐릭터와 '봄비'가 잘 어우러진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특히 '봄비' 가사가 안상구의 삶과 연관돼있다는 생각에 우민호 감독은 주저없이 '봄비'를 선택했다.
우민호 감독은 "'봄비' 가사를 보면 이렇다. '봄비 속에 떠난 사람 봄비 맞으며 돌아왔네. 그때 그날은 그때 그날은 웃으면서 헤어졌는데'. 안상구의 미래를 연상케 하는 가사이지 않나"라고 말했다.
전라도 출신의 정치깡패라는 설정 역시 트로트와 잘 어우러졌고 특히나 '봄비'가 가진 분위기가 안상구의 느낌과 잘 어우러진 것 역시 선택의 이유였다. 물론 감독 개인의 취향 역시 반영된 것이라는 후문.
우민호 감독은 "지방 출신 깡패의 느낌을 주고 싶었고 트로트와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봄비'가 가지고 있는 분위기 등이 안상구와 매치가 잘 됐다"며 "물론, 내가 '봄비'를 좋아해서 시나리오 단계 때부터 넣어놨었다"라고 웃어보이기도 했다.
'봄비'를 멋스럽게 불러준 이병헌에 대한 이야기 역시 끊임없는 상황. 이에 대해 우민호 감독은 "원래 목소리가 좋고 아우라가 좋아서 잘 해낼 거라고 생각했다. 이병헌이라는 배우 그 자체가 미장센 자체이기 때문에 영화적으로 탈바꿈시키는 에너지가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 아마 타령을 해도 잘 하지 않을까"라고 너털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한편 '내부자들'은 지난 19일 정식 개봉해 흥행 순항 중이다. / trio88@osen.co.kr
[사진] '내부자들'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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