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자들' 조우진, "이병헌 연기..'드루와' 느낌" [인터뷰]
OSEN 이소담 기자
발행 2015.12.03 17: 48

 “여기 썰고, 여기 썰고..”
영화 ‘내부자들’(감독 우민호)을 본 관객이라면 이 대사만 봐도 다시 극한의 공포를 느낄 것이다. 영화에서 권력자들의 하수인으로 안상구(이병헌 분)에게 직접 위협을 가하는 인물이다. 낯선 얼굴이라 더욱 무섭다. ‘내부자들’에서 조상무 역으로 분한 배우 조우진을 OSEN이 만났다.
그는 인터뷰가 시작하기에 앞서 잠시 메모를 해도 되겠냐며 양해를 구했다. 갑자기 많은 관심을 받기 시작한 터라 아직 인터뷰가 익숙하지 않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실제 회사원들이 쓸 법한 커다란 가방에서 노트를 꺼낸 그는 펜을 한 손에 쥐고 인터뷰에 임했다. 그가 어떤 마음가짐으로 연기하고, 촬영에 임해왔는지 단번에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내부자들’에는 이병헌을 비롯해 백윤식, 조승우, 이경영 등 내로라하는 충무로 연기파 배우들이 총출동했다. 그들과 함께 호흡을 맞춘 것과 관련해 그는 “대본 리딩 현장 자체가 나에겐 영화였다”고 밝혔다.
특히 이병헌과 맞닿는 신이 많았다. 심지어 극 중에서는 조우진이 이병헌을 괴롭혀야 하는 상황. 그는 “월드스타를 괴롭히려면 보통 각오가 아니면 안 되겠더라”며 “이병헌 선배님이 배려를 많이 해주셨다. 몰입도가 워낙 좋으시다 보니 신도 안 들어갔는데 이미 저를 보고 벌벌 떨고 계시더라. 그 감정을 따라가야겠다고 생각했다. 눈 부릅뜨고 눈물이 그렁그렁한 모습을 보니 ‘야 나 이미 안상구니까 드루와’ 이런 느낌이었다”며 웃음 지었다.
그렇게 영화에서 가장 섬뜩했던 장면이 탄생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지인들이 재밌는 댓글을 캡처해서 가끔 보내주는데 조상무 욕을 하시는 분도 있더라. 무섭기도 했지만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그래도 영화에 피해는 입히지 않았구나, 감독님을 속상하게 만들지는 않았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사람의 팔을 써는(?) 섬뜩한 장면이지만 조상무의 표정은 권태롭기만 하다. 그는 “대기업 사원의 업무처럼 기안을 짠다거나 계획서를 짠다거나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퇴근 후 야근이라는 생각이랄까. 천편일률적인 업무를 본다고 생각하고 연기했다”며 자신이 분석한 캐릭터에 대해 설명했다.
‘내부자들’을 통해 관객들에게 얼굴을 알리기 시작한 조우진. 의미가 깊은 작품이니만큼 롤모델도 ‘내부자들’ 배우들을 꼽았다. 그는 “백윤식 선생님의 낭만, 이경영 선생님의 카리스마, 김홍파 선생님의 남성미를 배우고 싶다. 이병헌 선배님의 몰입도도 배우고 싶고, 조승우의 친화력도 배우고 싶고, 배성우의 촌철살인급 몰입도, 조재윤 형의 유쾌함, 김대명의 의외성 가득한 화술도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앞으로의 길이 배우 인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순간이 될 것이다. 그는 “어떤 배역이든 모든 주어진 대로 해보고 싶다. 어떤 블로거가 그러더라. 하루는 확실히 전체는 대충대충이라고. 하루를 치열하게 보내다 보면 그게 쌓이게 되지 않을까”라고 다짐을 전했다. / besodam@osen.co.kr
[사진] 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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