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를 순 있어도 안 좋아할 수는 없다. 말 그대로다. 이동휘는 그런 배우다. 이동휘를 모르는 이가 여전히 많을 수 있지만 그의 작품을 한 번이라도 본 이상, 호감을 갖지 않을 사람은 없다. 편안하면서도, 유쾌한 매력. 이는 배우 이동휘가 가진 최대의 장점이다.
이동휘는 현재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 1988년도 쌍문동 골목길의 동네 친구 동룡 역으로 열연 중이다. '도롱뇽'이라는 친근한 별명으로 불리는 동룡은 정환(류준열 분)과 선우가 다니는 쌍문고 학주(학생주임, 유재명 분)의 아들이다. 취미는 도색잡지 읽기에 특기는 유행하는 춤 익히기.
다른 주인공들도 마찬가지지만, 동룡은 80년대를 추억하게 하는 캐릭터다. '쌍문동 박남정'이라고 불리는 그는 매번, 친구들이 쉽게 추지 못하는 춤을 능숙하게 추며 장기자랑을 한다. 또 동룡은 의외로 속깊은 면모들을 보여주기도 하는데, 조금 부족한 택(박보검 분)을 늘 엄마처럼 챙겨주겨나 엄마 미란(라미란 분)의 마음을 몰라 답답해 하는 정환에게 충고를 해주는 등의 모습이 그렇다.
이동휘는 인간적인 동룡의 캐릭터를 자연스럽게 소화하고 있다. 그 자연스러움은 마치, 캐릭터가 배우 자신인 듯한 느낌을 주기까지 할 정도다.
사실 이동휘가 자연스러운 연기력으로 '미친 존재감'을 발휘한 것은 '응답하라 1988'이 처음이 아니다. 특히 스크린에서의 활약은 방송에서보다 더 눈부시다. '베테랑'의 연예인 매니저 윤홍렬 역, '뷰티 인사이드'에서 주인공 우진의 절친한 친구 상백, 최근 개봉한 '도리화가'에서 동리정사의 소리꾼 칠성 역까지 그는 매번 다른 캐릭터를 맡아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지금까지 출연한 영화에서 돋보였던 이동휘의 모습은 역시나 일상에서 한번쯤 볼 수 있을 것 같은 평범함이다. 마치 과거의 차태현이나 임창정, 혹은 같은 소속사 선배인 유해진이 그랬듯 그는 평범하면서도 재밌고 유쾌한 사람들을 잘 표현해 낸다. 꼭 비범한 역할을 맡아야 연기를 잘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평범해 보이는 역할을 이질감 없이 잘 해내는 배우들이 훗날 자신의 진가를 드러내는 경우가 많다. 지금까지 맡아온 캐릭터들을 훌륭하게 소화, 왠지 모르게 호감가는 배우로 사랑 받고 있는 이동휘의 앞날이 기대되는 이유다. /eujenej@osen.co.kr
[사진] '응답하라 1988'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