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파일’은 11년 동안 감금된 소녀라는 충격적인 소재를 다룬 스릴러다. 이 영화에서 이종혁은평소 예능에서 보여줬던 순박하고 재치있는 모습과는 전혀 다른 면모를 보여줬다. 이종혁은 아주 섬뜩한 악역으로 변신해서 90분 내내 긴장감을 선사한다.
3일 오후 서울 성동구 CGV 왕십리에서는 영화‘ 파일:4022일의 사육’(이하 ‘파일’) 언론배급시사회가 열렸다. '파일'은 충격적인 소재를 다룬 스릴러답게 상영시간 내내 빈틈없는 긴장감을 줬다.
‘파일’은 잘 나가는 사회부 기자 수경(강별 분)이 학창시절을 함께 보낸 절친 미수(하연주 분)이 실종됐다는 가슴 아픈 기억을 가지고 살아가다가 지역신문 편집장인 선배 민국(김형범 분)으로부터 미수를 봤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고 미수의 흔적을 찾아 나섰다. 11년 만에 마주한 미수 곁에는 한동민(이종혁 분)이 항상 곁에 있고 미주는 11년 전과는 전혀 다른 성격으로 바뀌어있었다.
이종혁은 전도유망하고 엘리트인 유전공학 연구원 한동민 역을 맡았다. 이종혁은 최근 출연작인 tvN ‘풍선껌’이나 ‘여왕의 꽃’에서도 모든 것을 다가진 완벽한 남자로 멜로 연기를 보여줬다. ‘파일’에서 섬뜩한 연기는 놀라울 수밖에 없다. 안경이나 비열한 입꼬리까지 디테일까지 신경 쓴 연기가 돋보였다. 극을 이끌어가는 악역으로 긴장감을 만들어내기에 충분했다.
특히 이종혁이 맡은 한동민은 모두가 그에게 빠져들 수밖에 없는 매력적인 성격의 소유자로 그려진다. 그러나 반전이 있기에 더욱 무섭다. 이종혁은 모두에게 친절하고 매너 넘치는 모습을 보여주다가 한 순간에 본색을 드러내며 바뀌는 대사를 날리면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친구의 실종을 파헤치는 사회부 기자 역을 맡은 강별과 감금된 소녀 역을 맡은 하연주의 연기도 인상 깊었다. 강별은 ‘여고괴담5’로 데뷔해서 영화 ‘완득이’, SBS 일일드라마 ‘못난이주의보’ 등에서 당차고 발랄한 성격을 연기해왔다. 이번 영화에서는 당찬 모습에서 나아가서 비밀을 파헤치는 사회부 기자로 변신했다. 11년만에 친구인 하연주를 만나는 장면에서 오랜만에 친구를 만난 반가움과 놀라움을 훌륭하게 표현해냈다.
하연주가 연기해야하는 미수는 11년간 감금된 소녀다. 엄청난 사건을 겪은 희생양인 만큼 감정적으로도 연기적으로도 쉽지 않은 배역이었다. 그렇지만 하연주는 이질감 없이 이종혁에게 완벽하게 길들여진 인형으로서 연기를 보여줬다. 특유의 뽀얀 피부와 깊은 눈빛이 배역과 딱 맞아 떨어졌다.
스릴러이니 만큼 긴장감이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였다. 배우들은 최선을 다해 주어진 역할과 배역에 맡는 연기를 보여줬다. 다소 아쉬운 점은 영화가 너무 친절하다는 점이다. 영화 속에서 사건이 발생하기 전에 음악이 먼저 나오면서 이미 불안감이 증폭된 상태에서 다음 장면을 기다리게 된다.
‘파일’은 이종혁의 섬뜩한 악연 변신과 충무로 기대주로 꼽히는 여배우들인 하연주와 강별의 조합이 만들어낸 스릴러다. 12월에 이종혁의 악역 변신과 독특한 소재의 스릴러를 보고 싶은 관객들이라면 만족할만한 선택이 될 것이다.
'파일'은 10대 소녀 실종 사건 발생 11년 후, 흔적도 없이 사라졌던 소녀가 너무도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게 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오는 10일 개봉. /pps2014@osen.co.kr
[사진] '파일'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