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준열, 박보검, 고경표 등 젊거나 잘생긴 배우만 멋있는 게 아니었다. 배우 최무성이 ‘응답하라 1988’에서 “선영아” 한 마디로 여성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살다 살다가 ‘봉황당 오빠’ 최무성에게 설렐 줄이야.
지난 4일 방송된 tvN 금토 드라마 ‘응답하라 1988’ 9회는 최택(박보검 분)의 아버지이자 홀아비인 최무성(최무성 분)이 고향 동생인 김선영(김선영 분)이 시어머니의 횡포로 인해 채무가 생겼고 집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했다는 것을 알게 되는 이야기가 그려졌다.
무성과 선영이 고향 오빠 동생 사이라는 것은 이날 처음 밝혀졌다. 선영은 무성이 뇌출혈로 쓰러지자 자신의 친오빠마냥 살뜰히 챙겼다. 1000만 원이라는 거금을 구하기 어려웠던 선영은 부자인 무성에게 돈을 빌려달라고 말하지 못했다. 이를 뒤늦게 알게 된 무성은 선영에게 왜 자신에게 말하지 않았느냐고 채근하며 두 사람의 오랜 인연이 공개됐다.
이미 시청자들 사이에서 배우자를 잃은 두 사람이 재혼하길 바라는 목소리가 컸던 상황. 여기에 두 사람이 고향 오빠 동생 사이라는 애틋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는 사실이 펼쳐지며 앞으로 상당히 재밌는 로맨스가 예상됐다. 청춘들의 멜로로 시청자들을 설레게 하고 있는 것뿐만 아니라, 진중하고 무심한 듯 보이나 서로를 더 챙길 수밖에 없는 연륜 있는 로맨스가 뭉클한 감동을 안기는 것.
이날 ‘응답하라 1988’은 아픈 무성을 돌보는 선영의 따뜻한 마음. 어려운 고향 동생을 위해 거금을 빌려주는 무성의 감동적인 씀씀이가 설레면서도 감동적으로 그려졌다. 여기에는 그동안 유독 말수가 없는 택이와 마찬가지로 하루에 말 한 마디 하기 어려운 인물로 그려졌던 무성의 남자다운 반전이 눈길을 끌었다. 선영이와 함께 고향 사투리를 써가며 돈을 빌려주는 일이 아무렇지도 않은 일임을 강조하고 배려를 하는 무성이의 모습은 멋스럽게 표현됐다. 방송 후 많은 시청자들이 무성을 연기하는 최무성에게 굉장히 설렜다는 호평을 보내고 있는 것도 우연이 아닌 셈이다.
최무성은 그동안 다소 우락부락한 외모에 걸맞게 무시무시한 악역이나, 강렬한 성향의 인물을 연기했다. 주로 로맨스 연기와는 거리가 멀었던 최무성은 이번 드라마에서 선영 역의 김선영과 멜로 연기를 펼칠 기회를 맞았다. 택이를 위해 자신의 인생은 아랑곳하지 않는 아빠이자, 든든한 믿음이 가는 남자로 안방극장을 매료시키고 있는 것.
워낙 연기는 잘하는 까닭에 연기력에 대해서는 논할 게 아닌 이 배우가 젊은 남자 배우들 못지않게 여자 시청자들의 마음을 뒤흔들고 있다. 덕분에 ‘응답하라 1988’은 김선우(고경표 분)와 성보라(류혜영 분)의 밀고 당기기, 김정환(류준열 분)·성덕선(혜리 분)·최택의 삼각관계와 함께 무성과 선영의 아직 이뤄지지 않아 더 두근거리게 하는 로맨스를 보는 맛이 생겼다. / jmpyo@osen.co.kr
[사진] '응답하라 1988'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