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이 멤버들의 제작진을 향한 불만을 수리하겠다면서 격한 환대를 했다. 평소와 달리 환영을 넘어 부담스러운 축제의 장을 만든 제작진의 웃음 만발 불만 수리 방송은 역대급으로 재미가 있었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지난 5일 방송된 ‘무한도전’은 멤버들이 제작진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고, 이를 제작진이 받아들여 개선하는 방송이 펼쳐졌다. 멤버들은 다른 프로그램 촬영장과 달리 긴장감이 넘치는 것은 물론이고 웬만한 노력에는 스태프가 웃지도 않는다고 불만을 말했다.
일주일 후 제작진은 격한 환영을 했다. 김태호 PD가 멤버들을 안아주고, 꽃가루가 휘날렸으며, MBC 곳곳 직원들이 박수를 쳐줬다. 맛있는 음식과 마사지, 비싼 커피까지 준비됐다. 이쯤 되니 멤버들은 불안에 떨었다. 부담스럽기도 하고, 얼마나 많이 웃겨야 하는 거냐며 그만 하라고 요구했다. 허나 제작진은 합창단과 무조건 웃어주는 방청객까지 준비했다. ‘전해라’ 유행어의 주인공인 이애란이 함께 하며 축제의 장까지 됐다.
멤버들이 말한 불만을 해결해주는 것을 넘어 부담까지 안긴 제작진의 웃음 감각은 시종일관 큰 재미를 선사했다. 멤버들이 기함해도 꿋꿋하게 환영을 이어가는 제작진의 웃기겠다는 일념은 웬만한 예능인이 만드는 웃음 장치보다 웃겼다. 특히 이애란의 노래를 개사해 정형돈의 하차 이후 불거진 위기설과 새 멤버 선발 가능성에 대해 “제작진이 알아서 하겠다”는 뜻까지 내비치며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뒀다.
11년여 동안 방송되며 ‘무한도전’ 멤버들은 제작진과 한 가족 같은 사이일 터. 워낙 함께 고생한 터라 불만을 토로하는 것 자체가 웃기기 위한 하나의 장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리고 이 같은 불만을 덥석 물어 큰 재미로 승화한 제작진의 ‘미친 웃음 감각’은 이날 방송을 또 하나의 ‘레전드 방송’으로 만들었다. 보통 ‘무한도전’ 골수 시청자들은 멤버들끼리만 방송을 꾸려가는 것과 제작진과 티격태격하는 방송을 즐겨하는데, 이 두 가지 요소가 모두 담겨 있는 특집이 이날 ‘불만 제로’ 특집이었다.
멤버들이 당황할 만큼 환영을 넘어 부담으로 다가온 제작진의 불만 수리는 쉴 새 없이 웃겼기 때문. 방송 후 인터넷에는 역대급 웃음을 안겼다는 칭찬 세례가 쏟아지고 있다. / jmpyo@osen.co.kr
[사진] ‘무한도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