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가 풍년인 한 회였다. 가능한 모든 화살표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원하는 곳으로 머리를 돌렸다. 무려 5커플의 이야기가 급진전 물살을 탔다.
5일 방송된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88'(극본 이우정, 연출 신원호, 이하 '응팔') 10회는 '메모리'라는 부제로 생일인 성균의 우울함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졌다. 하지만 그것과 함께 주변의 러브라인들이 얽히고설키거나,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정환→덕선
정환(류준열)은 덕선(혜리)에게 마음을 전했다. 시청자는 다 알고 있는 정환의 마음을 작품 속에서 아무도 몰라줘 답답했던 이들은 사이다를 먹은 듯 속시원했다. '소개팅 할까'라는 덕선의 물음에 "하지마"라고 못박은 정환은 역시나 '츤데레'였다. 혜리도 이젠 정환의 마음을 알았다.
◇택→덕선
정환의 마음이 공개돼 혜리와 잘 되나 싶던 순간, 예상했던 복병이 등장했다. 바로 천재바둑기사 택(박보검). 택의 애매한 웃음이 친구로서 호감인지, 이성으로서의 그것인지 몰랐던 이들은 택이의 입을 통해 확실하게 알았다. "나 덕선이 좋아해. 친구가 아니라 여자로 좋아"라고. 알고보니 상남자였던 택이.
◇선우↔보라
두드리니 열렸다. 선우(고경표)의 외사랑에 드디어 화답이 왔다. 여지를 남겼던 보라가 마침내 확실하게 입을 연 것. "사귀자"라고. 선우가 앞으로 "키스해도 되요?"를 언제까지 묻고, 첫 키스를 언제할지가 이제는 이 두 사람 신의 관전 포인트가 됐다.
◇최무성↔김선영
고향 오빠-동생으로 벽을 쳤던 두 사람이 지난번 최무성(최무성)의 뇌졸증으로 확실하게 진전이 생겼다. 김선영(김선영)의 어려움에 선뜻 천만원을 건네고, 아픈팔까지 걱정하는 상남자 최무성이 오늘도 한 건 했다. "저녁 묵고가라"고. 라면이었으면 더 좋았을 것을.
◇정봉↔미옥
모두의 관심사였던 정봉(안재홍)이 러브라인이 단박에 정리됐다. 덕선의 절친 '장만옥' 미옥(이민지)과 영화 '늑대의 유혹' 한 장면을 오마주하며 운명같은 만남을 한 것. 두 사람은 그렇게 첫 눈에 사랑에 빠졌다. 신스틸러였던 두 사람의 만남은 향후 강력한 시너지를 폭발할 것으로 기대된다. / gato@osen.co.kr
[사진] '응팔' 캡처.